▲지난 11월 30일<한국경제> 보도("작은 아파트가 맵네"…소형 아파트 청약 경쟁률 '2배 껑충')
한국경제
그러면서 이 기사는 현대건설과 롯데건설 등이 수도권 지역에서 분양하는 아파트 단지명을 하나하나 언급하면서, 전용 59㎡ 물량이 많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독자들이 보기 좋게 해당 아파트 단지들을 그래픽으로 만드는 정성을 들이기도 했다. 이쯤 되면 기사인지, 분양 광고인지 헷갈린다.
한동안 잠잠하던 '공급부족' 우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달 24일 한 분양평가회사가 올해 민간 아파트 분양 물량이 전년 대비 40% 감소했다는 자료를 내자, <한국경제>, <이데일리>, <아주경제> 등 경제 언론들이 일제히 받아썼다. MBC도 이를 스트레이트 처리하면서 관심을 보였다. 분양평가회사가 낸 자료는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단순 집계한 자료임에도 많은 언론사들이 받아썼다는 점은 곱씹어 봐야 한다.
또 공급부족 가스라이팅?
이들 경제 언론들은 지난 수년간 '공급부족=집값상승'이라며 십자포화를 퍼부었고, 지금도 '공급부족'이라고 하면 연관어처럼 '집값 상승'을 떠올리는 국민들도 많다. 해당 기사들의 본문을 살펴보면, 집값 상승이 직접 언급되진 않았지만 '영끌' 분위기를 띄우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이들은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건설사들을 위한 대변인 노릇도 자처했다. <매일경제>는 11월 25일자 보도(1만 채 넘은 악성미분양…건설업계 "종부세 배제 기간 늘려달라"), <뉴스1>의 11월 24일자 보도('악성 미분양' 1만채에 속 타는 건설사…"종부세 배제 기간 늘려달라")는 아파트를 다 짓고도 팔리지 않는 '악성 미분양' 물량이 늘면서 어려움을 겪는 건설사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설사 소유로 돼있는 미분양 아파트에 대해 종부세 배제 기간을 더 늘려달라는 요구다. <매일경제>에 등장하는 건설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빚을 더 내서 집을 살 수 있도록 대출 규제를 완화해줘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가계부채 관리방안의 일환으로 특례보금자리론을 종료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전면적 재시행이 어렵다면 준공 후 미분양에 한해서라도 시행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같은 논리는 자유시장 경제 원리에도 맞지 않는 얘기다. '악성미분양' 사태는 건설사들이 분양 수요 예측을 잘못해 사업에 실패한 것이 핵심이다. 자유시장 경제 원리대로라면, 사업에 실패한 무능한 건설사들은 자연스럽게 도태되거나 퇴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난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가계부채 수준을 경고했는데, 국민들이 빚을 더 내어 집을 사도록 하는 것은 국제 기준에도 맞지 않는다.
권 국장은 "악성 미분양 아파트라고 하더라도 합리적인 가격이 책정됐다면, 계속 미분양 물량으로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 기능에 따른다면 거품이 빠지는 게 필요한 시점인데, 건설사들에게 마냥 혜택만 주고, 소비자들에게 빚을 내도록 하자는 것은 반시장경제적 논리"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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