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4월 11일 마산 앞 바다에서 김주열 열사 시신을 인양했던 어부 고 김경영(1965년 작고)씨의 딸인 김금이(오른쪽 두번째)씨가 김주열기념사업회 김영만 고문(왼쪽), 김창호 회장(오른쪽)과 함께 5일 김주열열사시신인양지를 찾았다.
윤성효
기념사업회는 2022년 5월, 김영경씨 진실규명 신청을 위해 그의 가족을 찾아 나서기도 했다. "사람을 찾습니다. 김주열 시신 인양 어부 김경영씨의 딸 김금이(72)씨를 찾습니다"라는 내용으로 신문 광고를 낸 것.
딸 김금이씨는 당시에 신문 광고가 나온 줄 몰랐다고. 이번에 진실규명 결정을 받고 난 뒤 기념사업회 사무실을 찾아 감사 인사를 하며 그동안 못다 했던 말을 전했다고 했다.
그는 "아버지께서 김주열 열사의 시신을 인양한 뒤 힘들어 하셨고, 거의 매일 술로 세월을 보내셨다. 지금으로 보면 트라우마에 시달렸던 것"이라며 "시신 인양하고 나서 덕본 거 없고, 손해만 봤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털어놨다.
이후 정부가 김경영씨에게 대통령 표창과 기념메달을 수여한 사실도 증언했다. 김금이씨는 "아버지께서 김주열 열사 시신을 인양하고 나서 정부로부터 받은 거라고는 '대통령 박정희'라고 선명하게 찍힌 표창장과 메달이 전부였다"라고 말했다.
김경영씨는 1965년 5월 9일 사망했고, 그의 주검이 발견된 장소는 김주열 열사 시신인양지였다.
김금이씨는 "당시 이웃사람들이 '금이야, 아버지가 부두에서 자고 있더라'라고 해서 급히 손수레를 끌고 모시러 갔지만 이미 숨진 뒤였다. 당시 의사는 사인이 심장마비라고 했다"라며 "아버지 장례 때 대통령 표창장을 함께 불태웠고, 메달은 목걸이로 쓰다가 잃어버렸다"라고 덧붙였다.
고인의 묘소는 마산 만날고개에 있다. 김금이씨는 "며칠 전 진실화해위 실무자로부터 진실규명 결정이 났다는 전화 연락을 받았고, 아직 결정문을 받지는 못했다"라며 "결정문을 받으면 아버지를 찾아가서 큰절을 올리고 싶다"라고 했다.
아버지 없이 사남매가 힘들게 살아왔다고 한 김금이씨는 소원이 하나 있다. 아버지를 국립3·15민주묘지 또는 국립4·19민주묘지로 이장하는 것이다.
그는 "지금 바라는 것은 아버지를 국립묘지로 모시고 싶은 것뿐이다"라며 "해마다 사람들이 3·15만 되면 김주열 열사를 떠올리지만 우리 가족의 아픔도 생각해 줬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김영만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고문은 "따님을 찾기 위해 신문 광고도 냈는데 연락이 없길래 돌아가신 줄 알았다. 지금이라도 연락이 돼 다행이고, 내년부터 열리는 4·11민주항쟁 기념행사에 유족들을 초대해서 함께 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김창호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회장은 "박정희 정부 때 김경영씨에게 대통령 표창장과 메달을 수여했다는 기록을 찾아 고인이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있도록 나서겠다"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