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파벌 탈퇴 선언을 보도하는 NHK방송
NHK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집권 자민당 파벌의 '비자금 의혹'으로 위기에 몰리자 파벌에서 탈퇴했다.
일본 NHK방송에 따르면 7일 저녁 기시다 총리는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에게 "나 자신이 앞에 나서서 신뢰 회복을 위해 총리와 자민당 총재 임기 중에는 파벌에서 탈퇴하겠다"라고 발표했다.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 내에서 소속 의원이 47명으로 4번째로 규모가 큰 파벌인 기시다파를 이끌고 있다.
자민당 덮친 비자금 의혹 "기시다 정권 흔든다"
최근 아베파, 아소파, 모테기파, 기시다파, 니카이파 등 자민당의 주요 파벌들은 정치자금 보고서 부실 기재가 드러나면서 도쿄지방검찰 특수부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보고서에 실제 모금액보다 적게 기재했다(관련 기사 :
일 자민당 정치자금 부실기재... 기시다 정권 또 위기 https://omn.kr/26ia6).
소속 의원이 99명으로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아베파는 정치자금 모금 행사 때 기업이나 단체에 1장당 20만 엔(약 180만 원)인 '파티권'을 판매한 뒤 할당량을 초과한 모금액을 돌려받아 비자금으로 사용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초과한 모금액을 돌려받는 관행은 다른 파벌에도 있었으나, 이들은 장부에 사용처를 기록한 반면에 아베파는 어떤 기록도 남기지 않아 문제가 커졌다.
기시다 총리는 전날 "각 파벌에 정치자금 모금 행사 및 송년회 등을 자제하라고 요청했다"라고 밝혔으나, 국민 인식과 동떨어진 미봉책이라는 비판이 거세지자 하루 만에 파벌 탈퇴를 선언한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총리의) 둔한 위기감, 문제의식 부족이 놀라울 따름"이라며 "자민당의 정치자금 문제는 국민적 신뢰를 실추시키는 중대한 의혹으로 기시다 정권을 흔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요미우리신문>도 "기시다 총리의 각 파벌에 대한 '자숙' 지시는 정치자금법 개정 등 근본적인 대책과는 거리가 멀다"라며 "자민당에 대한 불신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수사를 본격화하는 가운데 만약 이번 문제로 국회의원이나 각료가 적발되어 사퇴하는 일이 벌어지면 기시다 정권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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