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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자민당 '정치자금 스캔들'... 기시다 "파벌 탈퇴" 선언

자민당 파벌들, 비자금 의혹... 뒷북 대응하다가 비판 거세져

등록 2023.12.08 08:50수정 2023.12.0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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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파벌 탈퇴 선언을 보도하는 NHK방송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파벌 탈퇴 선언을 보도하는 NHK방송 ⓒ NHK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집권 자민당 파벌의 '비자금 의혹'으로 위기에 몰리자 파벌에서 탈퇴했다.

일본 NHK방송에 따르면 7일 저녁 기시다 총리는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에게 "나 자신이 앞에 나서서 신뢰 회복을 위해 총리와 자민당 총재 임기 중에는 파벌에서 탈퇴하겠다"라고 발표했다.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 내에서 소속 의원이 47명으로 4번째로 규모가 큰 파벌인 기시다파를 이끌고 있다.

자민당 덮친 비자금 의혹 "기시다 정권 흔든다"

최근 아베파, 아소파, 모테기파, 기시다파, 니카이파 등 자민당의 주요 파벌들은 정치자금 보고서 부실 기재가 드러나면서 도쿄지방검찰 특수부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보고서에 실제 모금액보다 적게 기재했다(관련 기사 : 일 자민당 정치자금 부실기재... 기시다 정권 또 위기 https://omn.kr/26ia6).

소속 의원이 99명으로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아베파는 정치자금 모금 행사 때 기업이나 단체에 1장당 20만 엔(약 180만 원)인 '파티권'을 판매한 뒤 할당량을 초과한 모금액을 돌려받아 비자금으로 사용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초과한 모금액을 돌려받는 관행은 다른 파벌에도 있었으나, 이들은 장부에 사용처를 기록한 반면에 아베파는 어떤 기록도 남기지 않아 문제가 커졌다.


기시다 총리는 전날 "각 파벌에 정치자금 모금 행사 및 송년회 등을 자제하라고 요청했다"라고 밝혔으나, 국민 인식과 동떨어진 미봉책이라는 비판이 거세지자 하루 만에 파벌 탈퇴를 선언한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총리의) 둔한 위기감, 문제의식 부족이 놀라울 따름"이라며 "자민당의 정치자금 문제는 국민적 신뢰를 실추시키는 중대한 의혹으로 기시다 정권을 흔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요미우리신문>도 "기시다 총리의 각 파벌에 대한 '자숙' 지시는 정치자금법 개정 등 근본적인 대책과는 거리가 멀다"라며 "자민당에 대한 불신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수사를 본격화하는 가운데 만약 이번 문제로 국회의원이나 각료가 적발되어 사퇴하는 일이 벌어지면 기시다 정권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내각 2인자' 마쓰노 관방, 회견 때마다 진땀 
 
a  일본 정부 대변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의 비자금 의혹을 보도하는 NHK방송

일본 정부 대변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의 비자금 의혹을 보도하는 NHK방송 ⓒ NHK

 
특히 아베파 사무총장을 지내면서 비자금 의혹의 핵심 인물로 떠오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일본 정부 대변인으로서 매일 정례회견을 해야 하기 때문에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마쓰노 장관은 "정부 대변인으로서 나서는 정례회견에서는 의원 활동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삼가겠다"라며 입을 굳게 닫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사망한 이후 마땅한 지도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아베파가 이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해체'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야권은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은 "기시다 총리가 파벌 탈퇴로 책임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면, 그럴 일은 전혀 없을 것"이라며 "마쓰노 장관은 의혹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면 물러나야 한다"라고 압박했다.

일본 공산당도 "이번 문제는 정권의 핵심을 직격하는 의혹"이라며 "기시다 총리가 해야 할 일은 파벌 탈퇴가 아니라 책임을 지고 국민 앞에 설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시다후미오 #마쓰노히로카즈 #자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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