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주, 월 단위로 걸음 수를 게임처럼 체크하고 있다. 목표의식이 생긴다.
이준수
짧고 반복적으로 3분이라도 좋으니 몸을 움직이기로 결심한 것이다. 예전에 사용했다가 지운 피트니스 앱을 다시 깔았다. 스무 살의 활력으로 돌아가는 것은 무리겠지만, 예고도 없이 쓰러지는 일만은 막아야 했다. 삼십 대 후반은 무조건 젊고 건강한 나이가 아니었다.
먼저 출근 시간을 7분 앞당겼다. 일부러 학교 안 주차장 대신 외부 공영주차장에 차를 놓고 걸었다. 5분을 더 걷고 싶어서 그랬다. 걸음수로 따지면 600보 남짓인데 왕복으로는 1200보를 벌 수 있었다. 하루 8000보를 힘차게 걸으면 노후 의료비가 줄어든다는 생각에 공돈을 줍는 기분이었다.
별 것 아닌 듯해도 5분 간 활기차게 걷기의 힘은 대단했다. 몸을 풀고 하루 일과를 개시하는 것과 아닌 것과의 차이는 하늘과 땅에 가까웠다. 잠깐 걷는 사이에 생각이 정리되고 몸이 가벼워졌다. 나는 별도의 스마트 워치를 사용하지 않는다. 휴대폰을 들고 의식적으로 걸어야만 피트니스 앱에 걸음 수가 쌓인다. 그래서일까 스마트폰 만보기에 걸음수를 올려놓아야 한다는 건전한 압박감이 생겨났다.
쉬는 시간에는 책상과 의자를 이용한 근력 운동을 했다. 짬짬이 근력 운동의 핵심은 시간 2분 내에, 남들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단순한 운동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의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우선 의자 높이를 낮춘 후 엉덩이를 의자 앞쪽으로 옮긴다. 그다음 양 팔꿈치를 책상에 대고서 두 발을 바닥에서 뗀다. 끝이다. 두 다리를 위로 들고 정확히 1분씩 두 번 버티면 된다. 끙, 하고 신음 소리가 나면 정상이다.
발을 떼는 순간 배와 양 팔꿈치에 엄청난 힘이 들어간다. 팔꿈치로 균형을 잡으면서 복근에 긴장을 주는 이 운동은 2분만 해도 허벅지와 아랫배가 부들부들 떨린다. 속는 셈 치고 해 보면 무슨 말인지 단박에 이해할 것이다.
벽을 활용한 벽 플랭크나 벽 스쿼트도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훌륭한 운동이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생활하는 공간에서는 눈치가 보인다. 사무 근무를 하는 직장인에게는 의자와 책상을 응용한 운동이 꽤 유용할 것이다. 별로 티가 나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화장실에서 양치질을 할 때 발뒤꿈치를 들어 올려 까치발 자세를 해 보자. 세면대 옆에 아무도 없을 때 습관처럼 뒤꿈치를 들면 하체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된다. 전철이나 버스를 기다리면서도 까딱까딱 발 뒤꿈치를 들어봐도 좋다.
나는 모니터를 자주 보고, 키보드도 많이 두드리는 편이다. 이런 근무 환경에서는 쉽게 어깨가 뭉치고 목도 뻣뻣해진다. 자칫 거북목이 될 수도 있다.
내가 경험상 아주 짧은 시간에 큰 효과를 본 스트레칭이 있다. 하나는 양손을 깍지 끼고 위를 향해 뻗으며 고개도 천장을 바라보는 자세다. 열 번만 해도 충분히 목과 어깨가 시원해진다. 승모근을 죽어라 주물러대는 것보다 이 자세가 좋았다. 여러 자세교정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운동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