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시선집시 낭송 수업으로 받은 김종철 시선집
이숙자
지금 이 나이에 무엇이 갖고 싶을까?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실은 아무것도 없다.
아프지 않은 몸, 남에게 손 벌리지 않고 생활할 수 있는 경제력,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좋아하는 사람 그것이면 그저 만족한다. 어두운 밤 수업을 끝내고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온다. 별빛이 없는 밤은 더욱 까맣다. 비 오는 밤은 쓸쓸함이 몸 속으로 파고든다.
누군가 나를 기다려준다는 것
집 현관문을 열고 거실로 들어오며 "여보 나 왔어."하니, 남편은 언제나 그렇게 그 자리에 앉아서 나를 기다린다. 이런 날 남편이 불 켜놓고 기다리고 있으니 얼마나 마음이 따뜻한지, 남편이란 존재를 다시 생각한다.
나는 남편 옆에 앉아서 "여보, 오늘처럼 비 오는 쓸쓸한 밤, 당신이 기다려 주어 너무 고맙고 감사해"라며 아낌없이 남편에게 따뜻한 말을 전한다. 이처럼 나를 기다려 주는 존재, 누군가 곁에 있다는 게 새삼 무척 감사하다. 그 덕에 평안하다. 행복하다.
노년의 삶이지만 생각하기에 따라 사랑과 행복은 비처럼 내려오는 감정이 아닐까. 오늘도 내가 감사를 되뇌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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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나이에 받은 시낭송 수업 개근상, 참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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