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남욱 "2014년 11~12월 세차례 박영수 측에 3억 줘"

[공판 현장] 박 전 특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 "변호사들 술값으로 1억 이상 썼다" 증언도

등록 2023.12.14 19:31수정 2023.12.14 20:08
5
원고료로 응원
 대장동 개발 관련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남욱 변호가 지난 3월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대장동 개발 관련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남욱 변호가 지난 3월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이희훈

대장동 '50억 클럽' 관련 혐의로 기소된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재판에서 대장동 민간개발업자 남욱 변호사가 증인으로 등장해 2015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 자금 명목으로 박 전 특검 측에 3억 원을 건넨 정황을 진술했다. 또 3억 외에 1억 원 이상을 변호사들 접대 비용으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김동현)는 박 전 특검과 양재식 전 특검보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수재) 등 혐의 재판에 남욱 변호사를 증인으로 불렀다. 박 전 특검 변호인이 3억 원 전달 경위를 캐물으며 "은밀하게 전달하기 위해 (리조트) 식당 말고 주차장에서 돈을 전달한 것이냐"라고 질문하자 남 변호사는 "그렇다"라고 답하며 "해당 리조트가 오래돼서 주차장 쪽 조명이 어두웠다, 그 장면이 기억이 난다"라고 말했다. 해당일은 2014년 11월 7일로, 경기도 양평의 한 리조트에서 변호사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박 전 특검의 선거캠프 워크숍이 열렸다.

박 전 특검 측 변호인은 "범죄가 되는지 따지려면 (돈을 건넨) 구체적인 장소나 일시 등이 특정돼야 한다"며 남 변호사가 검찰에 진술한 내용을 바탕으로 질문을 이어갔다. 이에 남 변호사는 "2014년 11~12월 세 차례에 걸쳐 쇼핑백에 담아 법무법인 ○○ 사무실과 경기도 양평 리조트, 박영수 전 특검 선거캠프에서 한 차례씩 양재식 변호사에게 돈을 준 것으로 기억한다"라고 답했다.
 
 대장동 민간개발업자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거액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지난 8월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대장동 민간개발업자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거액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지난 8월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유성호
 
증언 과정에서 남 변호사는 박 전 특검 측에 3억 원을 건넨 것 이외에 "변협 선거 과정에서 변호사들 접대 비용으로 1억에서 1억 5000만 원 정도 돈을 썼다"라고 밝혔다.

- 박 전 특검 변호인 "(분양대행업자이자 박 전 특검의 인척인) 이기성이 준 돈으로 술을 산 것인가?"
- 남욱 "그 정도는 있었다. 정확하진 않은데 그 정도는 늘 갖고 있었다. 그걸로 술값도 쓰고 그랬다."

- 변호인 "증인은 검찰 조사에서 OO네 술값이 1억에서 1억 5000만 원 계산된 게 인당 100만 원에서 150만 원이 나오고, 회당 8~9명 정도니 1000만 원이라고 말했는데. 이런 것이 최소 10차례라는 것이냐?"
- 남욱 "그렇다."

- 변호인 "술값은 모두 현금으로 사용했나?"
- 남욱 "계좌로 입금한 것도 있다."


"조우형도 박영수에게 1000만 원 준 것으로 기억"


남 변호사는 "(천화동인 6호 실소유로 지목된) 조우형이 대부분의 돈을 (박 전 특검 인척) 이기성으로부터 전달받아 내게 갖다 줬다"면서 "그 돈을 우리집 안방 장롱에 보관해 뒀다가 정리해서 500만 원 단위로 묶어서 (양 변호사에게) 건넸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낸 술값과 3억 이외에도 "조우형이 별도의 1000만 원을 마련해 박 전 특검 사무실에 찾아가 인사를 한 것으로 기억한다"라고 진술했다.


남 변호사가 박 전 특검에 불리한 진술을 이어가자 피고인석에 양복을 입은 채 앉아 있던 박 전 특검은 인상을 쓰며 왼손으로 하얗게 샌 머리를 연신 쓸어 올렸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이 2015년 대한변협 회장 선거 자금 명목으로 남욱 등으로부터 현금 3억 원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또 우리은행의 컴소시엄 참여와 PF 대출용 여신의향서 발급 등의 대가로 박 전 특검이 향후 50억 원을 약속받았고, 실제 5억 원을 받았다는 것이 검찰의 공소사실 요지다.

재판부는 다음 재판일을 내년 1월 11일로 잡았다.
 
#남욱 #김만배 #조우형 #양재식 #박영수
댓글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AD

AD

AD

인기기사

  1. 1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2. 2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3. 3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 경희대 시국선언문 화제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 경희대 시국선언문 화제
  4. 4 미국에 투자한 한국기업들 큰일 났다... 윤 정부, 또 망칠 건가 미국에 투자한 한국기업들 큰일 났다... 윤 정부, 또 망칠 건가
  5. 5 "10만4천원 결제 충분히 인식"... 김혜경 1심 '유죄' 벌금 150만원 "10만4천원 결제 충분히 인식"... 김혜경 1심 '유죄' 벌금 150만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