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국빈 방문 중 황금마차를 함께 탄 카밀라 영국 왕비와 김건희 여사. 2023.11.21
영국 왕실
값비싼 입장료
국가 원수의 외국 방문은 의전의 격식에 따라 국빈 방문, 공식 방문, 공식 실무방문, 실무방문, 사적 방문 등으로 나뉩니다. 하지만 초청국이 제공하는 의전의 격이 높다고 해서 초청국이 방문국을 다른 나라보다 더 존경한다거나 더 중시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초청국이 화려한 대접을 원하는 방문국 지도자의 허영심을 이용해 자기 나라의 이익을 챙기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예를 들어 김영삼 대통령이 1995년 프랑스를 국빈 방문했을 때는 프랑스가 우리나라의 국빈 방문 요청을 받아들이는 대가로 당시 고속철도 사업에서 일본의 신칸센과 치열한 경쟁 관계에 있던 프랑스 테제베의 도입을 요구해 관철했다고 합니다.
이런 점에서 윤 대통령의 11월 영국 국빈 방문도 개운치 않습니다. 영국은 1년에 단 두 차례만 국빈 방문을 받기 때문에 국빈 방문의 진입 장벽이 꽤 높다고 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입장료가 꽤 비싼 편입니다. 그런데 마침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영국 국빈 방문 때 무려 34조 원의 투자를 약속했습니다. 반면 영국으로부터 끌어낸 투자는 겨우 1조 5천억 원에 불과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올해 국빈 방문한 7개국 중 3개국이 아랍 국가였습니다.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입니다.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는 이 세 나라를 포함해 7개 나라의 국빈 방문 행사에 빠짐없이 동행했습니다. 아랍 나라들을 방문할 때는 마치 정상이라도 되는 양 활발한 활동을 벌였고, 이런 모습을 화보로 홍보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아랍 국가들은 전통적으로 외국 정상을 초청할 때 정상의 부인 초청을 꺼린다고 합니다. 일부다처제이기 때문에 동행하는 정상 부인의 상대역을 내세우기가 곤란하다는 게 이유입니다. 실제 아랍 국가를 방문하는 다른 나라 정상들 가운데 부인과 함께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