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장 운동과 알츠하이머병의 위험도 증가 사이의 연관성한국, 일본 2개 국가 코호트 연구 및 알츠하이머병 마우스 모델 연구를 통해 규명
GIST 제공
'장 운동'의 기능적 저하가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쉽게 말해 쉽게 말해 변비에 걸리면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무려 2배 이상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임기철) 의생명공학과 김태 교수팀은 경희의료원 디지털헬스센터 연동건 교수팀과 기초-임상 융합연구를 통해 "장 운동성 저하와 알츠하이머병 사이에 인과 관계가 있음을 확인했다"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장과 뇌가 서로 연결되어 긴밀하게 상호작용을 한다는 '장뇌축(gut-brain axis) 이론'에 따르면, 장 내 미생물 균형이 깨지거나 장 건강이 악화되면 뇌 기능과 감정 상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장의 기능적 이상과 정신 질환과는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라는 궁금증에 대한 답을 공동 연구팀이 내놓은 것.
먼저, 연구팀은 임상 빅데이터 연구를 통해 변비가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을 증가시킴을 확인했고, 동물모델을 이용한 기초연구를 통해 인과관계를 규명했다.
실제로, 알츠하이머 마우스 모델에서 위장관 통과 시간이 저하됨을 확인(느린 장 운동, 변비)했고, 이를 기반으로 실험적으로 장 운동을 더욱 느리게 하면 알츠하이머병 병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마우스 모델에 지사제의 일종으로 장 운동성을 감소시키는 '로페라미드'를 투여한 결과, 뇌 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뇌 내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면서 "기억력 저하 등 병리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 발견되는 폴리펩타이드로서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원인 물질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또한, 연구팀은 "대장 조직의 'RNA 시퀀싱' 분석을 통해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 분비 및 면역 반응과 관련된 유전자 발현이 증가하고, 박테리아에 대한 방어 유전자 발현이 감소하는 등 장 조직의 병적 변화가 관찰됐다"고 부연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RNA 시퀀싱(RNA sequencing)'이란 mRNA 전사체의 양을 정량화하여 유전자 발현의 변화를 분석하는 실험 방법론이다. 또 '노르에피네프린'이란 체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으로, 혈압 조절 및 생체 리듬 조절에 관여하며, 스트레스 상황에서 신체 반응을 조절하는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특히 연구팀은 이 연구뿐만 아니라 경희의료원 연동건 교수팀과 함께 약 313만 명의 한국인과 약 438만 명의 일본인에서 변비가 있는 환자의 경우,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알츠하이머병의 위험비가 한국 코호트에서 2.04배, 일본 코호트에서 2.82배 높은 경향을 확인했다.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연구팀은 결과적으로 "장 운동의 기능적 저하가 알츠하이머병의 병태생리를 악화할 수 있음"을 규명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