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나 간식을 준다면 주변을 잘 정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동물이 피해를 볼 수 있다.
이현우
정기적으로 사료와 간식을 급여한다면 개체수 조절(TNR : 길짐승을 포획(Trap)해 중성화(Neuter)한 다음 방사(Return)하는 것에도 신경 써야 한다. 길고양이 급식소가 많아진 데다가 고단백, 고칼로리의 사료를 급여하면서 길고양이의 번식 횟수가 증가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만큼 죽는 고양이도 많다는 의미다. 보통 한 번에 네 마리에서 여섯 마리를 출산하는데 그중 1년을 넘기는 고양이는 한 마리 정도다.
무작정 급여만 하는 것은 임신묘뿐만 아니라 죽는 새끼 고양이의 고통을 양산하는 꼴이 될지도 모른다. 고양이 생태학자 야마네 아키히로는 7년 간 현장조사로 <고양이 생태의 비밀>이라는 책을 썼다. 일본에서는 매년 10만 마리의 고양이가 살처분되는데, 저자는 길고양이에게 과도하게 먹이 주는 행위가 이런 비극을 초래한다고 단정 짓는다. 물론 국내에서 고양이 살처분과 같은 비극은 벌어지지 않지만 고양이 번식 횟수가 늘어난다는 점은 유사한 상황이다.
역설적이게도 고양이를 사랑한다면 먹이만 주는 행위는 지양해야만 한다. 또한 개별적으로 길고양이를 돌보기보다는 지역 내 고양이 돌봄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급여, TNR과 개체 수 관리 등을 해야만 한다. TNR 과정과 비용을 지원하는 지자체도 있다.
#3. 함부로 '냥줍'하지 말고 어미 고양이를 기다려주세요
새끼 고양이가 혼자 남겨진 것처럼 보이더라도 함부로 손을 대거나 '냥줍'을 해서는 안된다. 어미 고양이가 잠깐 먹이를 구하러 갔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때에 따라 길에서 사는 고양이는 먹이를 구하는 일이 쉽지 않을 수 있다. 하루 정도의 시간을 두고서 어미 고양이가 새끼 고양이를 돌보고 있는 건 아닌지, 지켜보고 확인한 후에 도움을 줘야 한다.
#4. 겨울철에는 자동차 시동을 켠 후에 잠시 기다렸다가 출발해 주세요
마지막으로 겨울철에 특히 유념해야 할 점이 있다. 헬씨와 같이 살 때 계절별로 헬씨가 주로 머무는 자리가 달랐다. 안방 의자 밑에 고양이전용 침대와 담요를 마련해주었는데 겨울이면 그곳에서 잠을 쿨쿨 잤다.
길고양이도 날이 추워지면 따뜻한 장소를 찾는다. 다른 계절보다 거리에서 마주치는 빈도가 낮아진다. 먹이를 구하는 시간 말고는 대부분 쉬고 잠을 자는 데 시간을 할애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