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럴 파크에서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는 것 만으로 힐링이 되었다
이수현
좋은 도시는 공짜로 쉴 수 있는 공간이 많아야 한다고 한다. 공원, 도서관, 벤치 등의 공간이 필요한데, 번화가의 한 구간을 비교해 봤을 때 뉴욕은 벤치가 170여 개, 서울의 가로수길에는 벤치가 3개가 있었다고 하니 서울이 얼마나 쉴 공간이 없는 도시인지 실감이 된다. 지금의 센트럴파크는 뉴욕 시민들이 사랑해 마지 않고, 모든 관광객들도 필수로 들르는 없어서는 안 될 융합의 공간이 되었다.
동료도 한 달간 뉴욕에서 지냈을 때 센트럴파크 가는 것을 가장 좋아했다고 하고, 나 또한 뉴욕 여행 때 가장 좋았던 순간이 센트럴 파크에서 할랄가이즈 케밥을 먹고 누워있던 순간이니. 뉴요커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이 하나의 공간에서 공통의 추억을 공유하는 것이기도 하다.
Chapter 4. Playback
마지막은 각자가 가진 고민을 종이에 쓴 후 파쇄기에 갈아버릴 수 있는 체험 공간이었는데, 새로운 시작을 앞둔 연말연시에 방문하기에 아주 적절한 이벤트였다. 마음속 한구석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고민을 적어 파쇄기의 손잡이를 돌돌 돌려 갈아버렸다. 파쇄되어 떨어진 종이들은 아래로 쌓여 있었는데 이 또한 한 스텝 멀어져 바라보면 여러 개의 산봉우리 같기도 하여, 거리감이 마음의 무게를 살짝 덜어주는 효과가 있었다. 위안이 되었던 작가의 말로 글을 인용하여, 다사다난했던 올 한 해를 갈무리해본다.
"각자가 지닌 고민의 무게는 다르지만, 우리는 저마다의 이야기를 안고 살아갑니다. 한 걸음 멀리서 바라보면, 고민은 생각보다 가볍게 느껴지기도 하죠. 제가 넓은 시야를 통해 그 무게를 덜어낼 수 있었던 것처럼, 관람객분들도 위안을 얻을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