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강제동원 피해자인 정신영 할머니가 후생연금 탈퇴수당으로 99엔을 지급한 일본 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일본연금기구는 지난달 정 할머니에게 77년 전 화폐가치를 그대로 적용한 99엔을 지급했다. 2022.8.4
연합뉴스
정 할머니는 나주초등학교를 졸업한 직후인 1944년 5월 양금덕(93) 할머니 등과 함께 일본 아이치현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항공기제작소로 동원돼 17개월간 모진 강제노동을 겪었다.
안전 장비도 없이 어린 몸으로 매일 아침 7시부터 비행기 부속품 페인트 작업을 반복했다. 시너와 독한 약품을 취급하다 보니 눈이 따갑고 손끝도 매번 다쳤지만 치료는 받지 못했다.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했고 남은 것이라고는 죽도록 일만 하고 굶주림에 괴로워했던 당시 기억뿐이었다.
1944년 12월 7일 발생한 도난카이 대지진 당시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해방 뒤 고향으로 돌아와서는 위안부로 오인받을까봐 일본에서의 사진을 모두 찢어 없애는 등 평생을 불안한 마음으로 지내왔다고 한다.
지난 2022년 일본정부 산하 연금기구가 후생연금 탈퇴수당 931원(99엔)을 정 할머니 농협 계좌로 보내와 파문이 일기도 했다.
정 할머니 등 원고 4명은 2020년 1월 14일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위자료 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이 국제 송달로 보낸 소송 서류를 일본 정부가 미쓰비시 측에 전달하지 않고, 미쓰비시 측이 의도적으로 출석하지 않으면서 재판 초기 3년은 헛바퀴를 돌았다.
그러다 재판부가 궐석 재판을 시사하자 미쓰비시중공업 측은 태도를 바꿔 법률 대리인을 선임하고 뒤늦게 소송 대응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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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4세 정신영 할머니, 1심 승소 직후 "눈물이 나와요"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정신영(94·전남 나주) 할머니 등 4명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법원에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승소했다. 2020년 1월 소송을 낸 지 꼬박 4년 만이다.
광주지방법원 민사13부(재판장 임태혁 부장판사)는 18일 정 할머니의 손해배상청구소송 선고 재판을 열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유족 등 나머지 원고 3명에 대해서는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정 할머니와 원고 1명에게는 1억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원고 2명에게는 1억6000여만원과 1800여만원의 위자료 지급을 주문했다.
정 할머니는 승소 판결 선고 직후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눈물이 나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