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위원회 입당 및 영입환영식에서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은 윤재옥 원내대표.
남소연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경기 수원병에 출사표를 던지기 전만 해도 이 지역을 '총선 격전지'로 지목하기엔 부족한 면이 있었다. '관심 지역' 정도로 분류하면 충분했는데, 이 지역 전 국회의원인 김용남 개혁신당 정책위의장과 현역인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세 번째 맞대결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지난 두 번의 선거에서 김영진 의원은 연거푸 승리를 거뒀다. 20대 총선에서는 53.93%(4만7495표)를 얻어 46.06%(4만562표)를 얻은 김 후보를 7.87%p 차이로 따돌렸다. 21대 총선에서는 53.07%(5만369표)를 획득해 42.54%(4만374표)를 얻은 김 후보를 10.53%p 차이로 눌렀다. 세 번째 맞대결이라는 특징 외에는 특별한 관전 포인트가 없었다.
그런데 방 전 장관이 취임한 지 3개월 만에 사퇴하고 총선 출사표를 던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그에겐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 출신이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인재 영입 1호'라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국회의원 하려고 장관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 지역 선거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비판을 감수하면서 차출한 그가 승리하면 대통령과 비대위원장 모두 능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그 반대면 만만치 않은 비난에 직면할 수도 있다. 축구 감독이 적기에 교체 선수를 투입해 경기를 승리로 이끌면 찬사와 함께 능력을 인정받지만, 그렇지 못하면 쏟아지는 비난에 직면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방 후보와 겨룰 것으로 예상되는 김영진 현 의원 역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핵심 참모(정무조정실장)라는 상징성이 있어, 민주당으로서도 수원병은 중요한 선거구다. 지난 두 번의 선거에서 김 의원이 모두 과반 득표를 한 만큼 수성전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수원병 지역구인 팔달구는 남평우(전 한나라당 국회의원)-남경필(전 한나라당 국회의원, 경기도지사) 부자가 도합 7선을 해 보수의 철옹성으로 불리던 지역이다. 더군다나 여야 지도부가 자존심이 걸린 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쉽사리 유불리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개표가 끝날 때까지 결과를 한치도 내다 볼 수 없는 수도권 최대 격전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