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훈련 유도체 '베타-글루칸' 주사로 '폐손상' 막는다

한국연구재단, 시중 면역조절 보충제 이용한 훈련면역 유도로 장기 손상 예방

등록 2024.01.30 13:47수정 2024.01.30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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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대학교 의학과 최은영 교수(왼쪽)와 강윤영 박사
울산대학교 의학과 최은영 교수(왼쪽)와 강윤영 박사한국연구재단 제공
 
다당류의 일종으로 면역증강작용을 갖고 있으며 효모의 세포벽, 버섯류, 곡류 등에 존재하고 있는 '베타-글루칸(beta-glucan)'을 주사하면 면역력을 더 강하게 훈련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를 통해 폐섬유증 등 장기 손상을 예방·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NRF, 이사장 이광복)은 울산의대(서울아산병원) 최은영 교수 연구팀이 훈련면역(선천적인 면역 기능에서 재감염에 대한 저항성을 가지는 현상) 유도체인 베타-글루칸이 폐 상주 대식세포의 사멸세포 포식기능을 강화하고, 이로 인해 주변 상피세포에 폐 손상에 대한 저항성을 증가시켜 결국 폐 섬유화가 완화된다는 것을 규명했다고 30일 밝혔다.

참고로, 대식세포란 선천 면역을 담당하는 주요한 세포로 이물질, 사멸세포 등을 흡수하고 찌꺼기를 청소(포식)한다. 그리고 사멸세포를 정확하게 제거하는 포식기능은 염증성/면역질환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폐 섬유화란 폐에 염증이 생겨 폐가 딱딱하게 굳는 질환을 말한다.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인간의 면역세포는 세균, 바이러스 등 외부 침입자를 공격해 제거하는데, 면역훈련은 이런 선천면역세포가 병원체에 대한 기억을 형성하고 2차 공격에 더 잘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이다. 또 면역훈련을 통한 질환제어 연구는 병원체를 표적으로 제어하는 직접적인 방식이 많아 지속적인 치료 전략으로는 한계가 있었다고 한다.

이에 최은영 교수 연구팀은 신체의 한 조직에서 선천면역체계를 훈련하면 이것이 다른 조직손상도 억제할 수 있는지 조사했다. 

우선, 연구팀은 선천면역체계를 훈련시키기 위해 베타-글루칸을 직접 복강에 주사했다. 이후 실험쥐에 폐섬유증을 유도했는데, 그 결과 해당 쥐의 사망률이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폐섬유증 증상 중 하나인 콜라겐 축적 역시 감소했음을 발견했다.

이와 같은 베타-글루칸 면역훈련은 면역세포와 주변 폐 세포에도 변화를 일으켰다. 폐로 유입되는 호중구(감염 또는 조직손상 부위에 가장 먼저 유입되어 면역방어한 후 사멸하는 선천면역세포)와 폐 대식세포가 증가했고, 손상된 세포를 제거하는 포식기능도 향상했다. 
 
베타-글루칸으로 유도한 훈련면역이 마우스의 폐 섬유증 완화 (상단) 블레오마이신 유도 폐섬유화 마우스의 생존률 비교. 일반 마우스 12마리, 훈련면역 마우스, 폐 손상 마우스, 훈련면역 후 폐손상 마우스 각각 18마리. ***P < 0.0001 log-rank test. (하단) 시리우스 레드(Sirius Red) 염색을 통한 폐 절편의 콜라겐 침착물 가시화. 콜라겐(적색) 및 근섬유(황색) 스케일 바 = 100 μm.  //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 울산의대 최은영 교수
베타-글루칸으로 유도한 훈련면역이 마우스의 폐 섬유증 완화(상단) 블레오마이신 유도 폐섬유화 마우스의 생존률 비교. 일반 마우스 12마리, 훈련면역 마우스, 폐 손상 마우스, 훈련면역 후 폐손상 마우스 각각 18마리. ***P < 0.0001 log-rank test. (하단) 시리우스 레드(Sirius Red) 염색을 통한 폐 절편의 콜라겐 침착물 가시화. 콜라겐(적색) 및 근섬유(황색) 스케일 바 = 100 μm. //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 울산의대 최은영 교수한국연구재단 제공
 
면역훈련은 또한 면역세포와 인근 폐 세포의 유전자에 특정한 변화를 일으켰다. 이번 연구에서 유전자의 특정한 변화는 후성유적학적 변화인 '히스톤 변형'으로 히스톤 단백질이 합성된 후의 여러 화학적 변형과정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결국, 이러한 변화는 조직손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물질(Resolvin D1 : 오메카-3 불포화지방산 유래 지질대사산물)의 생성을 촉진했고, 폐 상피세포에 생존신호 썰트1(Sirt1 : 히스톤 단백질을 변형시키는 효소로 세포 생존과 사멸을 조절)을 전달해 사멸에 대한 저항성을 주었다.

아울러 호중구를 제거했을 때 면역훈련의 효과는 떨어졌는데, 해당 면역훈련에서 호중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베타-글루칸에 의한 훈련면역이 마우스의 폐 섬유화를 완화시키는 기전 전신 베타-글루칸 투여가 국소 조직인 폐로 훈련된 골수 세포의 침투를 향상 시킴. 이때 폐 상주 대식세포가 증가되며 포식 능력 또한 향상됨. 이는 염증해소 지질대사체(Resolvin D1)의 생성을 유도하고 이로 인해 주변 폐 상피세포의 SIRT1 발현이 증대되어 후속 손상에 대한 저항성을 강화시킴. //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울산의대 최은영 교수
베타-글루칸에 의한 훈련면역이 마우스의 폐 섬유화를 완화시키는 기전전신 베타-글루칸 투여가 국소 조직인 폐로 훈련된 골수 세포의 침투를 향상 시킴. 이때 폐 상주 대식세포가 증가되며 포식 능력 또한 향상됨. 이는 염증해소 지질대사체(Resolvin D1)의 생성을 유도하고 이로 인해 주변 폐 상피세포의 SIRT1 발현이 증대되어 후속 손상에 대한 저항성을 강화시킴. //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울산의대 최은영 교수한국연구재단 제공
 
최은영 교수는 "대부분의 포유류 장기에는 조직 상주 대식세포가 있고 필요한 경우 호중구가 침투하기 때문에 이번 연구 결과가 폐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장기에 대한 손상과 장애를 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의 연구를 통해 노화, 흡연, 외상, 또는 감염 시 대식세포의 포식기능이 약해진 상태에서 훈련면역으로 세포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또 노화, 당뇨로 인한 조직회복 장애나 유전자 독성 스트레스(방사능 및 흡연이 원인)에 의한 상피세포 손상에도 훈련면역이 적용 가능함을 기대 효과로 얻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 중견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공학, 의학 및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1월 26일자로 게재됐다. 
#한국연구재단 #훈련면역 #베타글루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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