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에 가면 헤어 나오기 어려운 맛, 피오렌티나 스테이크
김상희
2cm는 넘어 보이는 두툼하게 구운 스테이크는 굵은소금 몇 알만 뿌려져 있었고 소스나 가니쉬(garnish, 곁들이는 야채) 따윈 없었다. 처음 한 점을 먹다가 바로 후회했다. 1킬로 그냥 시킬걸. 고기가 익으면 수축해 작아지는 데다가 고기를 가로지르는 대형 T자의 뼈 무게를 감안하지 못했다. 아무 인위적이 맛이 가해지지 않은 채 굽기만 했을 뿐인데 고기는 육향과 가두어진 육즙만으로 훌륭한 맛을 내고 있었다. 10개월간 여행하면서 먹은 스테이크 중 단연 최고였다. '피오렌티나, 둘이서 1킬로 충분히 먹을 수 있습니다. 그냥 시키세요'
생고기로 채소를 싸 먹어요, 카르파치오
우리나라 사람들만 생고기를 즐기는 것이 아니었다. 신선한 쇠고기로 만든 육회나 뭉툭하게 썰어 내는 경상도식 뭉티기에 비할만한 요리가 이탈리아에도 있으니, 비프 카르파치오(Beef Carpaccio)이다. 카르파치오는 육류나 해산물 날 것을 얇게 썰어 레몬즙과 올리브유를 뿌려 먹는 요리로 '안티파스토(antipasto)'라고 해서 본 식사 전에 전채요리로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