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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 협박에 '방검복' 입은 교사... "다 내려놓고 싶었다"

교사, 학생에 법적대응하자 학부모는 '아동학대 신고' 맞대응... "보복성 신고" 지적

등록 2024.02.16 17:44수정 2024.02.1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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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해 9월, 방검복을 입고 학교에 출근한 전북 A고의 B 학생부장 교사. ©전북교사노조
지난 해 9월, 방검복을 입고 학교에 출근한 전북 A고의 B 학생부장 교사. ©전북교사노조교육언론창

고교생의 살해 협박에 '방검복'(칼침 공격을 막기 위한 옷)을 입고 근무한 공립고 학생부장(인성인권부장) 교사가 "모든 걸 다 내려놓고 싶었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16일, 전북 A고 B교사는 교육언론[창]에 "일부 학생이 학교 내 공개된 장소에서 나에 대한 살해 협박을 하는 일이 발생했다"면서 "이번 일은 일부 학생이 지속적으로 '나를 반드시 죽여 버리겠다, 칼로 신체 어느 부위를 찔러서 죽인다, 가족까지 찢어 죽인다'고 위협한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심각한 교육활동 침해"라고 말했다.

이같은 협박 사실을 알게 된 B교사는 지난해 9월 약 일주일간 방검복을 입고 학교에 출근했다. 이 방검복은 '남편에게 무서운 일이 생겨 가정이 무너질 수도 있겠다'고 걱정한 B교사의 배우자가 사온 것이라고 한다.

피해 교사 "협박 받은 뒤 구토까지... 어쩔 수 없었다"

실제로 교육언론[창]이 B교사가 당시에 찍은 셀프카메라 사진을 살펴본 결과, 이 교사는 학교에서 검은색 방검복을 입은 상태에서 교무수첩 등을 들고 있었다. 이 사진은 B교사 배우자의 부탁에 따라 당시에 찍어 부인에게 보낸 인증용 사진이었다고 한다.

B교사는 "살해협박 사실을 알고 공포심이 생겨서 학교에 알렸지만 교장과 교감이 즉각 대응하거나 보호해주지 않았다"면서 "그래서 잠을 못 자고, 자더라도 소리를 지르고, 눈에 실핏줄이 터지고 구토를 하기도 했다. 그래서 생각하다 못해 방검복을 사서 입고 학교에 나갈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B교사는 "당시엔 다 내려놓고 다 멈추고 싶었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결국 B교사는 지난해 9~10월 학교에 교권보호위를 요청했고, 이 학교는 가해 학생에 대해 '출석 정지'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재석 전북교사노조 위원장은 "심의 과정에서 학생들이 본인의 행동을 반성하고 사과하고 싶어 했다는 이유로 경미한 처분이 내려졌다"면서 "그러나 교권침해 학생과 그 보호자는 피해교사에게 정식으로 사과한 적이 없었고 교권보호위 조치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B교사는 해당 학생과 보호자에 대해 민·형사상 법적 대응에 나섰다. 그러자 지난 1월, 해당 학생과 보호자는 B교사에 대해 아동학대 신고를 하는 등 맞대응했다는 게 전북교사노조의 설명이다.

현재 경찰의 요청을 받은 시청 관계자들이 B교사에 대한 아동학대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월엔 시 관계자들이 A고교를 찾아와 학생들 면담을 진행했다고 한다.

전북교사노조 "아동학대 신고는 보복성"

정재석 전북교사노조 위원장은 "해당 학생과 보호자가 2년이 지난 일을 허위·과장된 사실에 기반해 아동학대로 신고한 것은 피해 교사에 대한 보복성 아동학대 신고"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 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서 제공한 것입니다.
#방검복 교사 #교육언론창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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