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정두 오마이뉴스대전충청지사장 (목요언론인클럽 고문)
심규상
46년 간 지역 언론을 위해 헌신해 온 이정두 오마이뉴스대전충청지사장(목요언론인클럽 고문)이 24일 별세했다. 최근 암 투병을 해오던 이 지사장은 이날 가톨릭대전성모병원에서 유명을 달리했다. 향년 83세.
1941년 경남 밀양 출신인 이 지사장은 1978년 KBS에서 기자 일을 시작했다. 이후 정년을 맞은 지난 2000년까지 22년 간 현장을 지켰다. 1989년 KBS 대전방송총국 노조위원장을 맡아 'KBS방송민주화투쟁'에 참여했던 그는 정년퇴임 후에도 지역 언론계 발전과 후배 기자들의 권익을 위한 일에 나섰다.
목요언론인클럽 회장, 오마이뉴스 대전충청지사장, KBS 대전 시청자위원회 위원, 대전일보 독자 권익위원회 위원, 중도일보 독자 권익위원회 위원, 대전 교통방송 시청자위원회 위원으로 일했다.
특히 목요언론인클럽 회장 때에는 지역 언론인과 후배 기자들의 자긍심 고취를 위해 '이달의 기자상'을 처음으로 제도화했고, 언론인 자녀 장학금 제도를 마련했다. 충남새마을회 자문위원장 때는 충남도가 부서 명칭에서 '새마을'을 빼기로 하자 '충남은 경북과 함께 새마을운동의 발원지'라며 맞서 명칭을 유지하는 데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는 보수를 자처하면서 진보와 생산적으로 경쟁하길 소망했다. 보수와 진보가 균형을 이루는 언론환경을 꿈꿨다. 그가 오마이뉴스대전충청에 지사장으로 몸담은 이유기도 했다.
"저는 보수적인 사람입니다. 다른 사람들도 저를 보수라고 합니다. 세상을 살아보니 세상은 일방적인 한 축으로는 유지되지 않더이다. 사다리도 왼쪽 축과 오른쪽 세로축이 균형을 이뤄야 가로축을 밟고 오를 수 있죠. 진보 매체에 저 같은 보수주의자가 있어야 균형을 유지하며 건강성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요."
실제 그는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대전추모위원회' 고문단에 보수 인사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또 16년간 오마이뉴스 대전충청 지사장직을 맡아 지역 언론의 균형추 역할을 자임했다.
그는 조상을 위해 평생 헌신하신 아버지의 삶을 떠올리며 여주이씨 금시당공파 종회장(2016∼2018년)으로 봉사하기도 했다.
2018년 그는 목요언론인클럽이 발행하는 <목요언론> 지에 쓴 '아버님 전상서'를 통해 "금시당을 들를 때마다 아버지의 꼿꼿하고 위엄있는 모습과 대면한다"며 "다음에 뵐 때는 아버지가 아닌 '아빠!'하고 부르며 달려가 품속에 안기고 싶습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해야 할 일들이 아직 좀 남았으니 너무 일찍 오라고는 하지 마십시오, 엄마께도 한 10년 후에 만나러 가겠다고 전해주십시오"라고 썼다.
그는 바라던 10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이날 부모님의 품속에 안겼다. 빈소는 가톨릭 대전성모병원 장례식장 1층 VIP실에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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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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