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으로부터 '하위 10%' 통보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MBC 갈무리
'비이재명계'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으로부터 '하위 10%' 통보받은 사실을 공개하며 현역 의원 평가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사실상 경선 탈락이 예고된 상황임에도 그는 "반드시 살아남겠다"며 현재 당이 "정당 민주주의 위기와 사당화 위기"에 빠져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의정활동 평가에서 하위 10%에 포함되었음을 통보받았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 사실을 온갖 조롱과 흑색선전의 먹잇감이 될 것을 각오하고 오늘 제가 공개하는 것은 박용진이 정치를 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말씀드리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단 한 번도 권력에 줄 서지 않았고, 계파정치, 패거리정치에 몸담지 않았다"며 "그래서 많은 고초를 겪었다. 오늘의 이 모욕적인 일도 그 연장선상"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하지만 저는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 어떤 부당함과 불이익에도 굽히지 않겠다"며 "바람 부는 대로 눕고 물결 치는 대로 흘러가는 정치인이 어떻게 국민을 위해서 바른 말을 하고 해야 할 일을 하겠나"라고 했다. 이어 "힘을 가진 누구 한 사람에게만 충성하고 그를 지키겠다는 정치는 정작 국민에게 충성하고 국민의 삶을 지키며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에는 반드시 실패하게 된다"며 "저는 그런 정치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오늘 제가 이 치욕을 국민 여러분께 공개하는 이유는 제가 받고 있는 이 굴욕적인 일을 통해서 민주당이 지금 어떤 심각한 위기에 놓여있는가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당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경각심을 가지시길 바라기 때문"이라고도 설명했다. 또 "비록 손발이 다 묶인 경선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에 남아, 승리해서 누가 진짜 민주당을 사랑하는지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를 밝히기 위해서다"라고 했다.
"정당 민주주의 위기와 사당화의 위기에 빠진 민주당을 살리기 위해 구당 운동을 하는 심정으로, 국민에게 사랑받는 민주당을 다시 복원하겠다는 정풍운동의 각오로 오늘의 이 과하지욕을 견디겠다. 반드시 살아남겠다."
대선 경선부터 이재명과 대립각 "그 평가인가"
박 의원은 그간 대선 후보 경선, 당대표 선거 등에서 이재명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강성지지자들은 이를 두고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이라고 비난해왔으며 '친명' 정봉주 전 의원은 박 의원의 정체성을 운운하며 그의 지역구에 도전장을 냈다. 박 의원이 2020년 총선 당시 서울지역 당선인 중 두 번째로 높은 득표율을 거두는 등 지역구 관리가 탄탄하기로 알려졌지만, '하위 10%는 경선 결과의 30%가 감산되기 때문에 이대로면 패배가 예정된 셈이다.
박 의원은 "오늘 민주당이 정해놓은 절차에 따라 재심을 신청하겠다"며 "재심 결정이 어떻든 간에 박용진의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는 몇몇 사람들의 근거를 알 수 없는 채점표가 아니라 오롯이 저를 지켜봐 오신 당원과 국민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명계 낙인이 영향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정성평가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가' '친명 의원은 하위평가에 포함이 덜 됐다더라' 등을 묻는 취재진에게 "여러분이 평가해달라"는 답변을 되풀이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재심 자체에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는 "그런 절차가 있는지도 몰랐는데 일단 당이 정한 절차니까 그러면 재심 요구를 할 것"이라면서도 "특별히 뭐 얼마나 바뀌겠는가"라고 했다. 다만 "당대표 경선, 대통령후보 경선이 이렇게 평가받는 것인가 이런 생각도 들기는 한다"며 "굴하지 않겠다. 민주당을 사랑하고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대해서 의무를 앞으로도 계속 다하겠다. 당당하고 의젓하게 이 상황을 헤쳐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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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 10%' 통보받은 박용진 "치욕 견디고 반드시 살아남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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