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입틀막, 인권위에 제소카이스트 졸업식에서의 졸업생 강제연행과 관련, 당사자인 신민기 씨와 졸업생, 재학생, 학부모 등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 '윤석열 대통령 및 경호처'를 제소했다. 당사자인 신민기 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이정민
기자회견에서 신씨는 "저는 인권침해 피해자다. 제가 손팻말을 만들어 갔다고, 정당의 직함(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을 가졌다고 해서 인권침해를 겪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며 "그런데도 정부와 여당은 책임 있는 설명 대신 사건을 축소하고 무마하려고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제가 '고의적으로 행사를 망치기 위해 교통사고를 유발한 것'이라고 했고, 한덕수 국무총리는 '대통령께 말을 전할 기회가 있었다'고 했다"며 "오늘 이 자리에 서기로 결심한 것도 바로 (정부 여당의) 무책임과 모함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또 "대통령실은 경호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 이후 어떤 설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며 "그 불가피한 조치라는 게 졸업식 복장을 한 경호원들을 대기시킨 뒤 평화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졸업식 참가자를 끌어내는 것인가. 저항하지도 않는 저를 별실에 가둬 졸업식을 볼 수 없게 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제가 겪은 일은 다시는 누구도 겪어선 안 된다"며 "권력이 학교를 토론의 장이 아닌 혼란의 장으로 빠뜨리지 못하도록, 멋대로 학우들의 미래를 정하지 않도록 경호처의 개입이 잘못됐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카이스트 동문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재학생 최동주(물리학과 21학번)씨는 "권력은 순간이나 진리는 영원하다"라며 아래와 같이 말했다.
"연구는 여러번 실패해도 답을 찾아 나서는 여행이다. 그래서 우리에겐 이리저리 넘어져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와 스스로 틀렸음을 인지할 수 있는 토론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번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생을 퇴장시킨 정부는 '효율적인 과학'이란 명분 하에 예산을 삭감함으로써 다음 기회를 없앴고, 이에 항의하는 과학기술인의 입을 막아 자유로운 토론을 막았다. 권력은 순간이나 진리는 영원하다. (정부는) 과잉대응을 반드시 사과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