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방'이든 '각침'이든 핵심은 '각자'에 있다. 부부라고 해서 모든 것을 같이 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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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워!"
"난 추워!"
우리가 '각침'을 쓰는 이유는 지면이 허락하면 보고서 분량으로 쓸 수 있겠으나 그 한계로 세 가지만 이야기하고자 한다.
먼저 첫째로 서로 느끼는 온도가 너무도 다르다. 나는 이불을 걷어차고, 와이프는 내가 걷어찬 이불을 몸에 감싼다. 나는 전기장판을 끄고, 와이프는 온도를 올린다. 마치 폭염경보가 내린 한여름에 지하철 안과 같은 풍경이다. 더운 사람은 에어컨 온도를 낮춰달라고 민원을 제기하고, 추운 사람은 그 반대다.
그래서 관련 기관에서 고안해낸 아이디어는 '약냉방칸'이다. 이런 것처럼 우리도 타협점이 필요했다. 각자 느끼는 온도가 너무 다르기 때문에 밤에 수시로 깨서 나에게 맞는 온도로 설정을 하느라 숙면을 취하지 못했다. 이런 생활을 몇 년 하다보니 와이프와 나는 결심했다. 침대를 따로 쓰기로.
둘째는 자면서 몸을 너무 뒤척인다. 이는 서로의 잠을 방해한다. 수면 자세는 사람의 성격만큼 참 다양하다. 누구는 똑바로 누워서 잠에 들어 깰 때까지 같은 자세인 사람, 새우 잠을 자는 사람, 가만히 있지 못하고 빙빙 도는 사람 등 많은데, 만약 제3자의 눈으로 자는 내 모습을 본다면 아마 '왜 저러지?' 하며 의문을 품을 수도 있다.
바로 내가 그랬다. 자면서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내 수면 자세는 항상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옆으로 누워 자는 '칼잠'이다. '한쪽으로만 누워 자면 좋은데 새벽 내내 이리저리 움직이며 자세를 바꾼다' 고 와이프는 성토했다. 체구가 상대적으로 큰 내가 몸을 뒤집을 때면, 매트리스는 쿵쿵 울리고, 와이프도 덩달아 덩실덩실댄다. 그러니 따로 자고 싶다는 말이 나오지.
마지막으로 잠에 드는 시간이 서로 다르다. 부부라고 해서 '한날한시'에 잠이 드는 것이 아니다. 각자의 이유로 너무 피곤해서 빨리 자고 싶을 수도 또는 너무 잠이 안 와서 잠자리에 늦게 들수도 있다. 만약 와이프가 빨리 잠에 들어 곤히 자고 있는데 내가 뒤늦게 아무리 조용히 침대로 들어온다고 해도, 와이프는 어쩔 수 없이 잠에서 깰 가능성이 높다.
물론 한 번은 괜찮지만 이러한 상황은 꽤 자주 발생하면 숙면의 방해가 된다. 뿐만 아니라 침대에 누운 상태로 휴대폰을 보는 것이 '국룰'인데, 와이프가 자고 있으면 휴대폰의 밝은 화면은 방해가 된다. 밝기를 낮추거나(시력 저하 요인), 반대쪽으로 돌아누워서 휴대폰을 보면 되지만(어깨 아픔. 이는 두 번째 이유로 회귀), 쉽지 않다.
'따로 또 같이' 슬기로운 부부 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