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최고위원 사퇴 "국민 희망, 절망될까 두렵다"

최고위원직 던진 고민정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7일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했다. 고 최고위원은 당내 공천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전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데 이어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로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고 최고위원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최고위원직 던진 고민정**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7일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했다. 고 최고위원은 당내 공천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전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데 이어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로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고 최고위원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남소연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 공천 갈등 상황을 우려하며 27일 최고위원직을 던졌다. 그는 "제 문제 제기로 인해 지금이라도 논의테이블이 열리길 바랐으나 돌아온 답은 '차라리 최고위원에서 물러나라'는 답이었다'며 "우리의 위기가 국민들에게 절망으로 이어질까 두렵다"고 했다.

고 의원은 2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부로 최고위원직에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전날 최고위 불참으로 현 상황에 우려를 표시했던 그는 "제가 문제제기를 했던 것은 최근에 불거지고 있는 공천갈등과 무전략에 대한 비판을 방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하위 20%, 여론조사 문제 등 공정성에 문제 제기가 되고 있다. 총선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는 문제 지적이 우리 진영 안에서도 반복적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했다.

고 의원은 "지도부는 당헌당규로도 해결할 수 없는 정치적 사안들을 치열한 논의를 통해서라도 답을 제시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그렇기에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늘 지도부가 져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위기를 지도부가 책임감을 갖고 치열한 논의를 해서라도 불신을 거둬내고 갈등국면을 잠재워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런 논의조차 되지 않는다면 최고위원회의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던 것이고, 제 문제 제기로 인해 논의 테이블 열리길 바랐다"고 했다.

고 의원은 "그러나 제게 돌아온 답은 '차라리 최고위원에서 물러나라'는 답이었다"며 "민주당 중진 의원님의 공개적인 답변이어서 무겁게 듣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정성호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최고위원이 당무를 거부하려면 그전에 못하겠다고 하는 게 차라리 낫겠다"며 "그것도 지금 이 상황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최고위에 참여해서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게 맞고 그게 책임 있는 자세"라고 발언했다.

"민주당, 불신이란 가장 큰 위기 직면"

고 의원은 "지금 민주당은 가장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 위기는 다름 아닌 '불신'"이라며 "그리고 우리의 이런 위기는 국회에 마지막 희망을 걸었던 국민들에게 '절망'으로 이어질까 그것이 두렵다"고 토로했다.

"언제라도 전쟁이 날 것 같은 안보위기, 코로나 종식에도 불구하고 끝모르게 추락하는 경제위기, 선택적 수사를 통해 반대진영을 범죄자로 내몰고 있는 사법위기, 수백명이 이유없는 죽음을 당해도 아무도 보호해 주지 않는 안전위기, 대통령과 영부인이 권력을 마음대로 사유화하고 있는 대통령 위기까지 하루하루를 참고 견뎌내고 있는 이들에게 민주당은 유능한 정당의 모습으로 버팀목이 되어야 할 의무가 있다."

고 의원은 "저 하나 없다고 해서 민주당이 무너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금이라도 민주당 지도부가 현 위기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해결책을 모색한다면 충분히 국민들께 강한 야당, 유능한 민주당으로 선택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족한 저를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선택해 주셨던 많은 당원 동지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겠다"며 "민주당이 치밀한 전략전술로 윤석열 정권을 견제하고 총선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제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고 의원은 이후 취재진에게 "지도부 안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했던 것 같다"며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없다 판단해서 그 자리에 내려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갈등이 있을 수 있다. 빠른 시간 안에 얼마나 극복하느냐가 과제"라며 "조기에 이 문제들을 해결하고 대안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 갈등에 대해서 '시간이 해결해주겠지' 기다리는 게 아니라 밤새워서라도 대책을 마련하고 국민들께 충분히 설명한다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고 의원은 '유일한 비명 최고위원의 사퇴로 지도부에서 더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기 힘든 상황이 아니겠냐'란 질문에는 "그렇다 생각하지 않는다"며 "가장 열린 마음으로 논의해 왔던 건 이재명 대표다. 이 사안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고민할 사람도 대표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오늘 의총이 있기 때문에 여러 의원들의 의견 개진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종석 전 실장 서울 중구성동갑 공천 배제를 두고는 "전략 단위에서 나름의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라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