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곽상언 변호사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창신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10년을 장사했는데 올해가 너무 힘들어요."
수십 대의 카메라와 인파 속에 섞여 느린 걸음으로 첫 번째 유세 현장을 둘러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걸음이 꽤 오래 한 곳에 머물렀다. 서울 종로구 창신시장에 위치한 한 전집 앞에서다.
전집 주인은 이 대표에게 악수를 청한 뒤, 올해 유독 영업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 대표는 "10년이 아니라 30년 넘은 가게도 올해 장사가 제일 안 된다고 한다"며 공감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작심한듯 말을 이어갔다.
"경제를 살리는 게 정치가 해야 할 제일 중요한 일입니다. 이게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잖아요. 그런데 이 정부는 (경제에) 관심이 없어요. 능력이 있고 없고는 그 다음 문젠데, 아예 관심이 없어요. 그걸 이번에 회초리로 혼을 내서 정신차리게 해야 신경 쓸 거예요. 국민 무서운 줄 알 거예요. 혼내주세요."
'정치 1번지' 찾은 이재명... 키워드는 '민생'과 '정권심판'
▲ ‘정치 1번지’ 종로 지원 나선 이재명 “노무현 대동세상... 곽상언이 이룰 것” ⓒ 유성호
이 대표가 다음 달 10일로 예정된 총선을 한 달께 앞둔 4일 본격적인 선거 유세 행보에 돌입했다. 이 대표는 첫 번째 행선지를 서울 종로로, 키워드는 '민생'과 '정권심판'으로 골랐다. 종로의 민주당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5분께 지지자들의 연호를 받으며 서울 종로구 동묘앞역 근처에 위치한 곽 후보의 선거 사무실로 들어섰다. 이 대표가 등장하기 전부터 사무실은 100여명의 종로 거주자들로 가득차 있었다. 지지자들에 일일이 악수를 청하며 사무실로 들어선 이 대표는 '다시, 종로답게!'라는 슬로건이 적힌 곽 후보 유세 현수막 앞에 섰다.
이 대표는 "들어오면서 '괜히 왔다'고 생각했다"며 "(종로는) 안 와도 될 정도로 열기가 많고, 너무 잘하고 계신데 다른 데를 갈 걸 그랬다"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현장에서는 "아니다"라거나 "잘 오셨다"는 반응이 터져나왔다.
이 대표는 "종로는 대한민국 정치 1번지라고 불린다, 그 만큼 상징성이 있는 곳"이라며 "저희가 공천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되면서 현장에 가기로 했는데 첫 번째 (현장이) 곽 후보가 있는 종로다. 특별히 (종로를) 선택한 의미를 아시겠죠"라고 첫 번째 행선지로 '종로'를 찾은 의미를 부여했다.
이 대표는 또 "제가 존경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꿈,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 '사람 사는 세상'을 종로에서 곽 후보가 반드시 이뤄줄 것을 믿는다"고 말하며 곽 후보를 향한 지지 의사도 밝혔다. 이날 곽 후보의 선거사무실 왼편에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있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번 선거가 '정권 심판' 역할을 하리라는 사실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이 2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우리 모두 상상도 못할 민주주의 파괴와 역사적 퇴행을 만들어냈다"며 "희망의 싹을 모두 잘랐다"고 부정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다시 희망을 되살리고 파괴된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국민들께서 '오늘보다 내일이 낫겠다', '더 나빠지지 않겠다'고 믿을 수 있는 세상을 꼭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 말이 끝난 후 곽 후보는 "이 대표가 특별히 종로를 처음으로 방문해주신 데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종로에서 이뤄지면 전국에서 이뤄진다. 그 시작을 종로구민께서 움켜쥐어주시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민생 행보' 이어간 이재명... "이대로 못 살겠다면 민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