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현 공공운수노조 금화PSC지부 사무국장
정의로운전환을위한 충남노동자행진 추진위원회
기후위기 뒤에 노동자의 위기가 있다
나는 태안화력에서 일하고 있는 발전노동자다. 충남의 화력발전소는 정부의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25년부터 순차적인 폐쇄에 들어간다. 기후위기 극복의 일환으로 탄소배출 줄이기가 전 세계적인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7위의 탄소배출국이며, 우리나라 대부분의 탄소는 발전소에서 배출된다. 기후위기라는 환경문제 앞에서 탄소중립은 꼭 이루어야 하는 목표이고, 그것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 사실을 그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우리 발전소 노동자들이다. 365일 뜨거운 열기와 소음 그리고 석탄과 분진 속에서 닦고 조이고 기름치는 일을 하는 노동자들이야말로 발전소 안의 유해물질과 각종 화학물질이 어떻게 발생하고 어떻게 처리되는지 가장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또한 충분히 이해하며 동의한다.
그러나 그것은 환경문제를 생각하는 시민의 입장에서 그렇다는 것이고, 노동자로서 개인의 생존의 문제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면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사람들은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이 나와 동료 노동자들에게는 언젠가 반드시 닥치게 될 확실한 불안이며, 당장 먼저 폐쇄가 진행된 삼천포, 보령, 울산, 여수석탄화력발전소의 상황만 봐도 알 수 있다. 발전소 문이 닫힘과 동시에 그 곳에서 일하던 수 많은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