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파 한 단에 875원은 합리적’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피켓과 대파 한 단을 든 연세대학교 청소노동자,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올해 집단교섭에는 고려대, 고려대안암병원, 광운대, 연세대 등 13개 대학과 유관기관의 노동조합, 16개의 업체가 교섭에 참여했다. 노동조합은 시급 540원 인상을 제시했고, 학교 측은 시급 50원 인상과 식대, 상여금의 동결을 제시했다. 7차까지 이어져온 집단교섭은 지난 2월 말 결렬되었다. 이후 3차까지 이어진 노동위원회 조정 회의에서 노동자들은 300원 인상, 식대 2만 원 인상으로 양보했다. 그럼에도 노동위원회는 시급 270원 인상, 식대 동결을 권고해 최종적으로 쟁의조정이 결렬되어 현재 다양한 대학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투쟁에 돌입한 상황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교섭에서 용역업체는 대학의 입장을 듣지 못했다며 안을 내지 않았고, 학교 측은 대학 입시, 전공의 파업 등을 핑계로 청소노동자들에게는 관심도 주지 않았다. 그렇게 미루고 미루다 나온 학교 측의 안이 시급 50원 인상이라는 성의 없는 안이다. 노동위원회의 권고안도 납득할 수 없다. 노동위원회의 권고안만큼 인상되면 이미 최저시급을 받고 있는 경비노동자는 고작 최저임금 인상액보다 30원을 더 받는 수준에 그친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이라는 발언이 논란이 되었다. 하지만 대통령의 발언과 달리 대파 가격은 한 단에 평균 5565원(2023.03.31.기준)이다. 새벽 일찍 출근하는 청소노동자들은 하루에 두 끼의 식사를 학교에서 해결해야한다. 그런데 현행 식대는 한 끼에 2700원 꼴이다. 하루 치 식대를 모두 아껴도 대파 한 단을 살 수 없는 것이 현재 폭등한 물가의 현실이다.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지난 2년간 폭등한 물가는 '5.1%', '3.6%', '3.9%' 같은 숫자로 표현할 수 없다. '밀가루, 설탕, 과일이나 채소와 같은 식품가격'과 '교통, 전기, 가스와 같은 공공서비스 비용'의 어마어마한 인상률은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더 가혹하게 느껴진다.
대학 재정이 위기라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집단교섭에 참여하는 연세대, 고려대와 같은 대학은 재단이 크고 적립금이 상당히 많다. 대학병원과 같은 수익사업체로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실제로 재정문제가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수천수백억 규모의 예산을 운용하는 상황에서 청소, 경비, 주차, 시설직 노동자의 임금은 대학 재정에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낮다.
③ 우리가 연대하는 이유
필자가 속한 성공회대학교의 청소, 경비노동자들은 집단교섭에 참여하지 않는다. 성공회대학교에서도 노동조합과 상의 없이 '에코' 집중 휴무나 주4.5일제와 같은 정책을 실시해 최저시급을 받는 청소노동자의 노동시간을 깎았다. 처음에는 임금 삭감을 반대해 성공회대학교의 청소노동자들이 집단교섭 투쟁에 나설 것이라 예상했다. 그래서 2024 노학연대기획단을 함께하고자 했다.
비록 성공회대학교가 집단교섭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2024 노학연대기획단에 참가하는 이유는 언젠가 우리 학교의 구성원도 집단교섭에 함께할 수 있다는 기대감, 비록 다른 대학이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 없이 교육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게다가 청년, 대학생들도 현재 혹은 미래의 노동자이다. 학생으로서, 노동자로서 학교 구성원에 대한 존중과 연대를 실천하는 것 우리 2024 노학연대기획단에 함께하는 구성원들이 끝까지 집단교섭 투쟁에 함께하고자 하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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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노학연대 기획단 소개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연세대, 인덕대, 성공회대 등 다양한 대학에서 노학연대를 실천하는 학생과 학생단체가 모여 학내외 노동자들과 연대하고 노학연대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는 연대체입니다. 앞으로 대학 비정규직 노동자의 집단교섭 투쟁에 연대하고 다양한 노학연대의 고민을 나누는 기사를 연재 기고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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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청소노동자의 든든한 '뒷배', 2024 노학연대기획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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