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지나면 청소년... 놀이공원은 친구랑 가야 재밌어요"

[어린이날 기념 인터뷰] 함양 어린이들의 생각

등록 2024.04.22 15:28수정 2024.04.2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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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회 어린이날을 맞아 열리는 경남 함양어린이잔치한마당을 기념해 어린이들의 진심을 들어보는 기획을 준비했다.[기자말]
위성초 6학년 김아린 어린이
 
 위성초 6학년 김아린 어린이
위성초 6학년 김아린 어린이주간함양
 
수업을 듣고 오느라 늦었다며 굉장히 정중하고 또렷하게 사과하는 김아린 어린이에게서 그 또래에서 느낄 수 없는 어른의 기운이 느껴졌다. 예의 바르면서도 활발한 경남 함양 위성초 6학년 김아린 어린이를 만나봤다.

- 굉장히 예의가 바르네요.

"아, 부모님께서 공부 못하는 건 용서해도 예의나 예절에 어긋나는 건 절대 안 된다고 가르치세요."

- 아린 학생은 어린이인가요?

"아니라고 생각해요. 10살이 넘어가면 청소년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집에서는 막내고 오빠들이랑 나이 차이도 좀 나서 어린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해 인터뷰를 신청하게 됐습니다."

- 저도 위성초등학교를 나왔어요.

"제가 4학년 될 때 같이 다니던 저희 둘째 오빠도 6학년을 졸업해서 위성초등학교로 전학오게 됐어요."


- 어린이날에는 주로 뭘 해요?

"부모님과 함께 차박을 가거나 캠핑을 간다든가 집에서 시간을 보내요. 아무래도 놀이공원 가는 거는 이제 나이도 좀 아닌 것 같아서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 청소년이라서 놀이공원보다는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는 게 좋아요?

"놀이공원은 친구랑 가야 더 재밌어요."

- 기억에 남는 어린이날 풍경 있어요?

"한 가지 떠오르는 건 있어요. 유치원 때인가 초등학교 1학년 때 상림 어린이날 행사에 갔을 때 아이스크림이 있었는데 제가 너무 먹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엄마가 안 사주셔서 살짝 속상했던 기분이 있었어요. 너무 먹고 싶었는데."

- 안 사주셨어요?

"솜사탕을 사주셨어요."

- 왜 그랬을까요?

"모르겠어요. 아직도 의문이에요. 아이스크림이 녹아서 그럴 수도 있고, 당시 위생적이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그러신 것 같아요."

- 어린이날 선물로 뭐 받고 싶어요?

"이번에 가족사진을 찍었거든요. 제 단독사진도 많이 찍고 그걸 어린이날 선물로 받아들여서 이미 받은 걸로 알고 있긴 한데 그래도 받고 싶은 게 있다면 수학여행 전에 휴대폰을 바꾸고 싶어요. 지금은 어머니가 사용하시던 휴대폰을 쓰고 있거든요."

- 어떤 휴대폰을 받고 싶어요?

"아이폰이요. 애들이 다 아이폰 사용하니까."

- 어린이날 하고 싶은 것 있어요?

"차박이요!"

- 차박 좋아하나 봐요.

"네, 좋아요. 얼마 전에도 엄마와 마라톤 같이 뛰고 나서 차박을 갔다 왔거든요. 보통 바닷가 근처로 가요."

- 엄마랑 친한가 봐요.

"네, 서로 친구 같은 사이예요. 그래서 서로 못할 얘기 그런 거 다 털어놔요. 저희 어머니께서 MZ세대 같아요. 요즘 말도 잘 알고 장난도 저보다 많이 쳐요."

- 부모님에게 하고 싶은 말 있을까요?

"앞으로 엄마 아빠 내가 사고 많이 칠 수도 있는데 감수 좀 해줘. 그래도 내가 돈 많이 벌어서 여행 같이 많이 가자. 사랑... 한다고는 안 할 거예요. 고마워."

함양초 6학년 설빛나 어린이
 
 함양초 6학년 설빛나 어린이
함양초 6학년 설빛나 어린이주간함양
 
바빠서 선거운동을 제대로 하지도 못했지만 주변 친구들의 활발한 홍보로 전교회장이 될 수 있었다는 설빛나 어린이. 조금 수줍어하다가도 다양한 이야기를 와르르 쏟아내기 시작했다.

- 빛나 학생은 어린이예요?

"어린이날이 조금밖에 안 남았잖아요. 그래서 지금은 어린이예요."

- 지나면 어린이가 아니에요?

"그러면 청소년이요."

- 어린이날 기대돼요?

"지난해까지만 해도 갖고 싶은 게 많아서 되게 기대가 됐었거든요. 근데 이제 뭔가 갖고 싶은 게 없어서 막 기대되지는 않고 그냥 쉬는 날이니까 그냥 좀 좋아요."

- 평소에 뭐가 재밌어요?

"애들 만나서 노는 거요. 노는 게 제일 재밌어요. 축구부 만나면 축구하고, 방송부 만나면 방송국 들어와서 떠들고, 주말에 애들 만나면 그냥 돌아다녀요."

- 보통 어디 가요?

"함양에 갈 곳이 없으니까 그냥 상림이나 롤리폴리(키즈카페) 가요. 그런데 나이 제한이 있어서 내년부터는 롤리폴리에 아마 못 갈 거예요. 원래 학교에 자주 오는데 주말에는 토요일 말고는 잠겨있거든요. 그래서 아쉬워요."

- 어린이날 하고 싶은 거 있어요?

"저는 가족들이랑 놀이공원 같은 데 가보고 싶은데 어린이날에는 사람이 많잖아요. 근데 그래도 가고 싶어요."

- 어린이날 선물은요?

"받고 싶은 건 없는데 굳이 준다고 하면 계좌나 현금을 주셔도 되는데."

- 만약에 일주일 용돈의 두 배 이상인 5만 원을 받으면 어때요?

"근데 저희 집은요. 5만 원 이상은 무조건 저금해야 해서 아마 현금이 아니라 계좌일 것 같아요. 계좌로 받으면 토스 앱에 저금하는 게 있는데 거기다가 한 3만 원 정도는 비상금으로 빼두고 2만 원은 놀러가서 쓸 것 같아요."

- 보통 뭐하고 놀아요?

"점심으로는 마라탕 많이 먹고요. 간식으로는 토스트도 사먹고요. 다른 친구들은 거창이나 진주에 놀러 가기도 하는데 저는 함양이 더 좋아요."

- 왜요?

"거창이나 진주가 물론 더 좋지만 조금 더 좋은 거니까 그 돈 주고 갈 필요는 못 느끼겠어요."

- 스스로 자신있는 거 있어요?

"서예에서 글 쓰는 걸 하는데 그중에서도 캘리그라피에 조금 자신 있어요."

- 부모님에게 고마웠던 거 있어요?

"엄마랑 아빠가 저 원하는 옷을 평소에 안 사주다가 갑자기 사주는 거예요."

- 최근에요?

"최근은 아니고 좀 됐는데 제가 서예 나가서 상을 받은 이후로 뭔가 잘 사주는 느낌이 들어요."

- 그럼 반대로 서운한 거 있어요?

"많죠. 제일 최근에 영어학원에서요. 제가 단어를 못 외워가지고 단어를 30개 중 12개 밖에 못 맞혔어요. 안 외운 게 아니라, 외우려고 했지만 못 외운 거거든요. 마침 그날 숙제가 많았어요. 그런데 하필이면 그날 영어 선생님이랑 엄마랑 전화를 한 거예요. 그래서 변명하지 말라고 혼났어요."

- 영어 단어를 못 외웠어요?

"그날 제가 휴대폰을 좀 하긴 했는데, 사실 그거 한다고 못한 것도 있고... 그리고 동생이랑 싸우면요 엄마는 무조건 걔 편만 들어주고 저한테는 뭐라 하고 동생은 넘어가주고 그래요. 이건 비밀인데 아빠는 절 좀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아빠는 동생 앞에서는 걔가 제일 좋아하는 척 해서 잘 숨겨요."

- 아빠는 빛나 학생 편이네요?

"무조건!"

- 부모님에게 하고 싶은 말 있어요?

"많이 혼나도 감사해요. 다 고맙죠. 제가 이상한 짓 해도 안 쫓아내고요. 근데 사랑하니까 뭐 그런 이유에서 용돈을 조금 올려주면 좋을 것 같기도 하고 안 올려줘도 상관은 없고..."

위성초 5학년 박준혁 어린이
 
 위성초 5학년 박준혁 어린이
위성초 5학년 박준혁 어린이주간함양
 
5학년이면 초등학교의 최고존엄인 6학년이 되기 1년 전일텐데, 생각보다 더 개구쟁이 같은 친구가 교무실로 들어왔다. 인터뷰가 흥미로운 듯 상기된 표정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 곧 어린이날인데 어때요?

"설레요!"

- 왜요?

"어린이날에 선물 받아서요!"

- 지난해에는 선물 뭐 받았어요?

"만화책이요!"

- 올해에는 어떤 거 받고 싶어요?

"만화책이요!"

- 재밌게 본 만화책 있어요?

"<설민석의 한국사>요! 만화책 같은 제목은 아닌데 만화예요."

- 선물로 받고 싶은 만화책은요?

"코드 네임도 받고 싶어요. 첩보 만화책이에요."

- 집에 만화책이 몇 권 정도 있어요?

"50권이요!"

- 어린이날에 하고 싶은 거 있어요?

"가족이랑 다 같이 놀이공원에 놀러가고 싶어요."

- 가 본 곳 있어요?

"대전에 있는 오월드요. 공중그네랑 미니자이로드롭 탔어요!"

- 가면 사람이 너무 많지 않을까요?

"많이 기다리면 그만큼 오래 있으면 돼요."

- 자신 있는 거 있어요?

"수학이요!"

- 만화책 읽기는 자신 없어요?

"만화책 읽기는 저보다 만화책을 잘 읽는 누나가 있어요. 사촌누나요."

- 부모님과 친해요?

"네, 친해요. 부모님이랑 보드게임도 하고 배드민턴도 해요."

- 부모님에게 서운한 거 있어요?

"동생은 안 혼내는데 저만 혼내요."

- 그럼 부모님에게 고마웠던 건요?

"누구를 괴롭히는 친구가 있었거든요. 그 친구 뒷담을 했는데 같이 이야기를 해준 게 고마웠어요."

유림초 4학년 김다영 어린이
 
 유림초 4학년 김다영 어린이
유림초 4학년 김다영 어린이주간함양
 
인터뷰 하는 내용도 모르고 급하게 내려왔다는 유림초등학교 4학년 김다영 어린이. 지난해 경남에서 1등을 하고 서울에 올라가 전국 3등을 했던 어린이연극의 배우다. 위성초등학교와 함양초등학교와는 다른 유림초등학교의 학생을 만나봤다.

- 학교가 재밌어요?

"네 재밌어요. 언니들이랑 뛰어놀고 체육관에서 술래잡기 하는 거 좋아해요."

- 다른 어린이들은 보통 학교가 재미없대요.

"저는 위성초에 다니다가 하동에 갔다가 다시 유림초에 왔는데 여기가 제일 좋아요. 사람이 적어서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이 많아 좋아요."

- 다영 학생은 어린이에요?

"어른이에요."

- 왜요?

"언니들이랑 노는 걸 좋아해서 조금 어른스러워졌어요." 

- 5학년, 6학년 언니들이랑 놀아요?

"중학교 언니들이랑도 많이 놀고 그래요. 학교 다니던 선배님들이랑 주말에 버들채에서 놀아요."

- 어린이날 하고 싶은 거 있어요?

"친구들이랑 다 같이 행사장에 가고 싶어요. 그런데 애들이랑 못 놀까봐 걱정돼요. 애들이 시간이 많이 없을 거 같아요."

- 놀이공원 같은 곳은 어때요?

"5월 1일에 학교 현장체험학습으로 놀이공원에 가서 괜찮아요."

- 지난해 어린이날에 어떤 선물을 받았어요?

"아이브 앨범을 받았어요. 케이팝 좋아해요."

- 이번에는 선물로 뭐 받고 싶어요?

"애들이랑 노는 거요. 저는 애들이랑 놀고 싶은데 학교 마치고 나면 남자애들은 보통 휴대폰이 없거든요. 그리고 학원 가는 애들이 많아서 톡을 못해요."

- 자신있는 거 있어요?

"춤이랑 노래요!"

- 춤은 어디서 배웠어요?

"지난해 댄스부가 있어서 거기서 배웠어요. 올해는 인원이 없어서 없어졌어요. 끝나면 랜덤플레이댄스도 하고 그래서 좋았는데 아쉬워요."

- 부모님에게 고마웠던 적 있어요?

"옛날에 오빠가 튜브 타고 놀고 있는 저를 밀었는데 그때 아빠가 달려와서 저를 구해줬던 적이 있어요."

- 반대로 부모님에게 서운했던 적은요?

"없어요." 

- 조금도?

"하나도 안 서운해요. 그런데 오빠들은 서운할 거 같아요. 늘 제가 막내니까 사랑을 듬뿍 받아서 오빠들은 서운할 거 같아요."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함양뉴스에도 실립니다.
#어린이날 기념 인터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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