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사무실에 비치된 컵라면특이하게 라면 박스마다 유통기한을 표시해 놨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전국금속노동조합 구미지부 옵티칼하이테크지회 최현환 지회장은 자가면역질환으로 자신의 건강을 누구보다도 신경 써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자가면역 질환은 세균, 바이러스, 이물질 등 외부 침입자로부터 내 몸을 지켜주어야 할 면역세포가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질환이기 때문입니다. 그에게는 아내와 두 딸이 있습니다. 그들을 지키는 것이 삶의 목적이자 투쟁하는 이유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가 철저한 이유를 알게 됐습니다.
후문입니다만 박정혜 수석부지회장, 소현숙 조직부장, 최현환 지회장은 회사를 위해서는 조금 양보하고, 회사의 발전을 위해서는 최선을 다했던 그런 소박한 사람, 품질 좋은 생산을 위해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했던 반장, 조장 출신이었다는 얘기에 깜짝 놀랍습니다.
1월 8일 고공농성에 들어간 후 지상에 있던 조합원들이 일주일 내내 울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13일, 마이크를 잡고 이제는 더 이상 울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다지요. 그러면서 두 분에게 "미안하고 고맙고 자랑스러워. 미안해 잘할게"라고 말했다는 얘기를 듣고 코끝이 또 찡해졌습니다.
박정혜 수석부지회장, 소현숙 조직부장이 고용 승계를 위해 진행한 천막농성 454일, 고공농성 111일째 아침이 밝았습니다. 밤새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저도 일찍 일어나서 불타버린 공장을 둘러보았습니다. 한겨울 영하 12℃ 혹한에 올라갔던 고공농성장 주변에도 철쭉꽃이 활짝 핀 봄이 왔네요. 아니. 벌써 뜨거운 여름을 향해 가네요. 제가 듣기로는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은 1년 이상을 생각하고 옥상으로 올라갔다고 들었습니다. 소현숙 조직부장은 최고의 공간에서 투쟁한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이겨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아침에 공장을 둘러보다가 휴게실 근처에 고양이 먹이를 주는 곳을 발견했습니다. 지상의 사람들이 말해주더군요. 박정혜 동지는 예전부터 공장에 함께 살던 3마리 고양이의 캣맘이었다고요. 당신과 조합원들이 함께 생명을 대하는 일상적인 태도에 제 마음이 더 따뜻해졌습니다.
"지상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