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꽝시폭포에서 사진을 찍는 로와 데이지꽝시폭포를 배경으로 로와 데이지가 표정을 짓고 있다.
신예진
에메랄드빛을 품은 꽝시 폭포는 마치 동화 속에 있는 느낌이 든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웅덩이 안의 물고기가 맨눈으로 확인된다. 계단식으로 펼쳐진 웅덩이를 걷다 보면 요정을 발견할 것만 같다. 로는 어릴 적 이 곳에서 친구들과 숨바꼭질하고 놀았단다. 그에게 삶에 관해 물었다.
로는 루앙프라방에서 8명의 형제, 자매 사이에서 여섯째로 태어났다. 2차 세계대전 당시 13명의 자식 사이에서 태어난 로이 아버지는 무역하며 밥벌이를 했지만, 봉급은 8명의 자식을 키울 형편이 안되었다. 설상가상으로 로가 6살이 되던 해,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살던 집 한 채와 자식이 전부였던 어머니는 자식을 키우기 위해친척의 손을 빌렸다.로는 이후부터 삼촌과 함께 살게 되었다.
우린 폭포를 나와 메콩강이 보이는 로컬 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라오스의 대표 음식 까오니어(찹쌀밥)를 둥글게 말면서 로는 어린 시절을 회상한다. 그의 눈빛에 잔결무늬를 내는 메콩강이 비친다. 농사를 짓기 위해 많은 자식을 거두던 과거, 라오스는 대학교가 없었다. 로의 형은 초등학교만 졸업해 양계장 농부가 되었다.
한국 정부가 지원한 대학서 공부하는 라오스 청년들
"라오스에 있는 대학교는 사실 생긴 지 오래되지 않았어. 루앙프라방에 있는 수파누봉대학교(Souphanouvong University)는 한국 정부에서 설립을 도와준 걸로 알아."
2004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라오스에 대학교 설립을 약속하며 시작된 계획은 포스코 등 국내기업과 강원대 등 국내 대학의 도움으로 2008년 루앙프라방에 쑤파누웡대학교 개교를 이루었다. 한국 정부가 라오스에 지원한 최초의 대학이란다.
수파누봉 대학은 2012년 대학 내 세종학당을 설립해 한국어와 한국문화 전파에 힘쓰고 있다. 비엔티안에 있는 라오스 국립대학(동독대학교)에서 한국어학과는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학과라고 한다. 한국의 손길은 오늘날까지 많은 라오스 사람에게 영향을 끼쳐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