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시 기준 건강관리카드 발급 내역 (92.~24.3.31.기준). 고용노동부 제공, 가공.
한노보연
<표-2>와 같이 거제시 소재 사업장에는 21년 2월 18일 대우조선지회의 건강관리카드 집단발급 투쟁으로 같은 해 4월에야 건강관리카드가 발급되기 시작했습니다. 규정상 정부는 연 1회 이상 건강관리카드 발급대상 사업장에 발급 안내를 해야 하지만, 노동자가 문제제기 하지 않는 한 정부는 늘 숨기고 감추기에 급급해 왔습니다.
건강관리카드 발급을 막는 자본과 정부
대우조선지회의 투쟁은 철옹성 같은 삼성중공업에도 건강권 바람을 일으켰습니다. 22년 11월 삼성중공업 원·하청 노동자 5명에게 건강관리카드가 발급 건강관리카드 발급되었고, 이는 삼성중공업 노동조합 설립(23.07.04.)으로 이어졌습니다. 또한 노동조합 첫 사업으로 건강관리카드 집단발급 및 제도개선 투쟁을 배치한 결과 현재 28명의 노동자에게 건강관리카드가 발급되었습니다. 그러자 정부는 제도개악 카드를 꺼내며 제동을 걸었습니다.
대우조선지회의 집단발급 신청 및 제도개선 투쟁 이후 산업안전보건공단은 22년 3월부터 27개 기관(지사, 본부)에서 담당하던 건강관리카드 발급 업무를 6개의 광역본부로 대폭 축소했습니다. 또, '건강관리카드발급업무 처리규정'은 2명 이상의 동료가 작성한 경력증명서 제출 시 사업주 경력확인서를 갈음한다고 하고 있음에도, 공단은 삼성중공업 사업주의 경력서 미제출을 핑계로 미발급을 남발하고 있습니다.
미발급 기준 또한 일관성이 없습니다. 한화오션 164명의 노동자는 사업주가 석면 노출을 인정한 경력증명서를 제출했지만 공단은 '노출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미발급 처리했습니다. 최근에는 건강관리카드를 발급한 삼성중공업 노동자에게 행정착오가 있었다면서 발급 취소를 통보하기까지 했습니다. 삼성에서 건강관리카드 발급이 확산되는 것을 막고자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일련의 행태는 산재보험 제도 개악의 전초전이 아닐까 합니다.
노동부 장관 감사청구는 우리 자존심 문제
십수 년간 사문화된 죽어있던 제도를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살아 숨 쉬게 만들었습니다. 당장 눈에 드러나지 않고, 생소한 주제이다 보니 많은 지지를 받지 못했지만, 하나의 물질에 국한하지 않고 소규모 사업장, 삼성반도체·전자 노동자를 포함하여'건강장해 발생 우려 물질'에 노출된 전체 노동자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노동계급의 모두의 문제로 이를 확산하고자 합니다. 노동부 장관 직무유기 감사청구는 최근 정부가 산재보험 개악 시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한 방 먹여야 겠다는 우리의 자존심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건강관리카드 제도 개선 외에도 끝임 없이 발생하는 착취와 탄압에 맞서다 보니 감당하기 힘든 한계에 부딪히기도 하지만, 더디더라도 멈추지 않겠습니다. 세상은 분명 앞으로 나아갈 테니까요. 척박한 거제지역의 노동안전보건 활동에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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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에서 펼치는 '건강관리카드 제도개선'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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