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지역 교사와 교직원들이 13일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재환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들의 주도로 충남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된 것에 대해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충남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교사와 비정규직 학교 노동자 등 교직원들이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의 폭거"라며 충남학생인권 조례를 폐지한 도의원들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충남교육청(교육감 김지철)도 이날 "충남도의회의 학생인권조례 폐지가 위법하다"며 대법원에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기자회견에는 충남지역 교사 및 교직원 860명이 서명(실명) 형태로 참여했다. 서명은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 제출 받은 것이다. 900명 가까운 현직 교사들이 실명으로 충남학생인권조례 폐지를 규탄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이들 교사들은 대법원에 탄원서도 제출할 계획이다.
이들 교사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들은 보수 기독교 단체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당론으로 정하고 4번이나 표결을 강행했다"라며 "(폐지 당일인 4월 24일) 50여 개의 안건 중에 유독 학생인권 조례 폐지안만 전자투표가 아닌 수기투표를 하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학생인권을 짓밟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학생인권을 폐지하면 모든 교육문제가 해결 되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학생인권과 교권은 대립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선 계룡중학교 교사는 "충남학생인권조례가 국민의힘 주도로 강제로 폐지됐다. 오늘(13일) 대법원에 소장이 제출됐다고 언론에 발표가 되었다"라며 "교직원들의 분노와 의지를 담은 규탄의 성명을 발표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라고 말했다.
전장곤 천안 월봉고 교사는 "현장의 소리가 무시된 상태로 학생인권 조례가 폐지되었다. 그것도 전국에서 첫 시도였다. 허탈하고 참담하다"라며 "학생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조례를 어른들이 너무도 쉽게 폐지했다. 반헌법적이고, 반인권적이고, 반교육적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충남도의회는 왜 이렇게 폐지에 혈안인 것인지 모르겠다. 그 정치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라고 덧붙였다.
박신자 홍동중학교 교장은 "지난 몇십년 동안 아이들이 존엄하다고 말하고 살았다. 하지만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는 것을 보며 부끄럽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학교는 학생들이 민주적이며 인권 친화적인 (생활을) 경험 하는 곳이다. 학생들은 학생인권조례를 통해 생활 규정을 (스스로) 개정하고, 공론화 과정을 배우고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배운다"라며 "학생들은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한 것이다. 충남 학생인권조례는 다시 되살아 나야 한다. 조례가 다시 살아나는 데 모든 힘을 보태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들 교사들은 이날 충남도의회에 860명의 교사들의 서명이 담긴 성명서를 전달했다. 성명서의 요구안에는 ▲학생인권을 짓밟은 충남도의회 규탄 ▲학생인권과 교권을 대립시키는 등 교사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 것 ▲(교사들은) 학생인권조례폐지 철회를 위한 모든 법적 절차에 동행할 것 등의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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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 밝힌 충남지역 교직원 860명, 학생인권조례 폐지 규탄 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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