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은행의 시작은 '함께 먹는' 의미, 밥상공동체로부터

[인터뷰] 허기복 밥상공동체복지재단 대표

등록 2024.05.22 10:16수정 2024.05.22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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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가 찾아오면 보일러를 켠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연탄을 찾는다. 예전에 흔히 쓰이던 연탄이 주거취약계층에 한정되어 사용되면서 연탄 지원의 필요성이 커졌다. 이런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연탄은행'을 찾았다. 연탄은행을 운영하는 밥상공동체복지재단은 1998년 설립되어 지금까지 정부나 지자체의 예산지원 없이 순수 민간운동으로 국내와 북한 및 해외에서 전문복지사업을 진행하는 사회복지법인이다.

2002년, 기독교정신을 바탕으로 연탄은행을 설립한 후 사랑의 연탄나눔운동, 에너지빈곤층 보호지원 및 정책 제안 등을 전개하고 있다.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재단의 허기복 대표를 만났다.
 
a  밥상공동체 서울연탄은행 (사진 : 채리티 에디터 안수연)

밥상공동체 서울연탄은행 (사진 : 채리티 에디터 안수연) ⓒ 안수연

 
 
a  연탄은행 사진 (사진 : 밥상공동체 연탄은행 홈페이지)

연탄은행 사진 (사진 : 밥상공동체 연탄은행 홈페이지) ⓒ 밥상공동체 연탄은행

 
- 밥상공동체복지재단은 어떻게 시작됐나?

"연탄은행의 시작은 밥상공동체이다. 1994년, 38살일 때 어려운 교회에 헌신하기 위해 서울에서 강원도 원주로 내려갔다. 원주에 작은 교회 공동체에 담임 목사로 있으면서 봉사로 초등학교 상담 교사로서 어린이들 상담도 하고 당시에는 기독병원이었던 현재의 원주 세브란스 병원에서 환자와 만나 좋은 책들을 소개하고 지냈다.

1997년에 IMF(국제외환위기)가 불거지면서 서울뿐 아니라 지방에도 실직자와 노숙자가 많이 생겨났다. 그때는 우리나라 사회안전망이 부족했다. 그래서 원주 역전에 구호하며 사회 구조적 문제에 대해 많이 생각했고 그 기반으로 밥상공동체를 떠올리게 되었다. 밥이라는 글자를 잘 보면 밥그릇이 보인다. 밥은 '함께 먹는' 의미를 가진다."

-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 여파로 후원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인데, 재단의 '사랑의 연탄 300만 장' 캠페인은 어떤가?

"언론매체와 협력해 따뜻한 대한민국 만들기 캠페인을 11월 ~ 2월동안 전개한다. 작년은 12월 중순까지 참 어려웠다. 그래서 연탄 300만 장을 못 채울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12월 중순이 지나 후원이 집중적으로 몰렸고 최종적으로 400만 장을 나눴다.

어르신들은 4월까지 연탄을 땐다. 근데 해가 바뀌고 연초가 되면 봉사 후원이 부족해지다 보니 연탄 후원해야 하는 가정과 지역들을 고루 살펴보고 봉사자 인원을 조절해야 한다. 여름에는 후원이 거의 없다. 그럴 땐 기업과의 협력이 큰 도움이 된다."

- 봉사자와 후원자가 가장 소중한 자원일 것 같다. 어떤 에피소드가 있다면?


"봉사자들은 신청한 지 1분만에 다 채워질 때도 있지만 아닐 때도 있다. 그래서 꾸준히 참여해주시는 봉사자와 후원자분들이 소중하다. 소액이라도 한 분 한 분에게 사업결과를 전해드리며 참여해주신 시간과 돈의 가치를 설명해드리고 있다. 아날로그지만 자원봉사자 분들을 직접 찾아뵈기도 한다. 예전 여름에는 강원도 옥수수 농사했던 것들을 후원자 분들에게 선물했다. 사람 맛이 나는 재단이 되었으면 했다."

- 연탄 사용 가구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그러면 연탄은행 사업은 어떻게 되나?


"초기에 연탄은행을 시작할 때, 연탄사용세대가 없어지면 문을 닫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연탄 가구의 수가 고착화되면 5만 가구 정도, 만약에 더 줄어든다면 4만 가구 정도 될 것이다.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니다. 한 가구에 몇 명의 식구가 있는지도 생각하면 인구는 늘어난다. 연탄가구가 사라지기까지 그 과정에서 우리는 계속 지원할 것이다.

도시가스와 난방유를 지원하니까 종합적인 에너지 지원을 시작해서 에너지 취약계층을 일반 민간단체에서 조직적으로 관리하고 그들을 위한 정책 제안을 하자는 뜻으로 2년 전, 에너지 은행 사회적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연탄가구 이후의 이야기는 에너지원과 사회적 협동조합 사업으로 이동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연탄가구가 없어지더라도 가난은 사라지지 않고 이동한다. 그걸 대비하기 위해 사업을 이어갈 생각을 하고 있다."

연탄 가구는 전국적으로 현재 7만 4000가구이다. 밥상공동체·연탄은행은 전국 에너지 빈곤층 가구 조사를 통해 사례를 관리하고 있으며 재단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에너지 취약계층은 영세 가정, 독거 노인이 대부분이기에 단순히 동절기 난방 문제가 아닌 주거와 노인 문제 등으로 확대해 바라봐야 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한국가이드스타 청년 공익 기자단인 '채리티 에디터 양성 과정' 참가자의 취재 기사입니다.
#한국가이드스타 #밥상공동체 #연탄은행 #공익법인 #비영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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