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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유죄'였는데... 안희정 손배 1심, 왜 4년이나 걸렸나

한국성폭력상담소 "신체감정에만 2년여, 소송 장기간 지연"... "재판지휘 통해 제한해야"

등록 2024.05.24 14:38수정 2024.06.0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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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들이 24일 오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력 사건 민사 1심 선고가 끝나고 법원 앞에서 손피켓을 들고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들이 24일 오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력 사건 민사 1심 선고가 끝나고 법원 앞에서 손피켓을 들고 있다.한국성폭력상담소

[기사수정: 7일 오후 2시 10분]

김지은씨에게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와 충청남도가 공동으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법원이 판결한 가운데,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 신체감정에만 2년여가 소요돼 재판이 지연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체감정을 진행하면서 피해자가 부담하는 비용이 늘어난 데다가 재판 일정까지 길어져, 결과적으로 피해자 고통도 늘어났다는 것이다(관련기사 : 법원 "안희정과 충청남도, 김지은씨에 손해배상 책임있다" https://omn.kr/28smv).

신체-정신감정은 소송 등에서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전문의에게 손해의 범위를 파악하기 위해 받는 의료적 증거 절차다.

이번 선고는 4년여 만에 나왔는데 해당 소송에서 김지은씨의 일실손해(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때 얻을 수 있었던 추정이익) 비용은 약 4천만 원으로 계산됐다. 재판부는 이 비용을 포함해 안희정 전 지사와 충청남도에 총 8347만 원을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지난 2020년 7월 김씨는 성폭력 피해로 인해 발생한 입원비와 진료비, 위자료 등으로 3억을 청구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선고 이후 입장문을 내고 "안희정 측은 피해자가 진단, 진료받은 국립의료기관 진단서를 부정했고 장기간 정신감정을 종용했다. 재판부 결정에 따라 원고도 어쩔 수 없이 이를 수용하였으나, 의료기관의 기피와 반려로 신체감정 수행 의료기관을 찾는 데만 2년이 소요되었다"라며 "결국 신체감정 진행 기관에 의해 신체감정서가 제출되었으나 피고 안희정은 이에 대해서도 추가 절차를 신청하며 재판을 지연시켰다"라고 밝혔다.
 
 안희정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 등 여성단체 회원들이 지난 2019년 9월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행 선고 환영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안 전 도지사는 대법원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 받았다.
안희정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 등 여성단체 회원들이 지난 2019년 9월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행 선고 환영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안 전 도지사는 대법원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 받았다.이희훈
 
그러면서 상담소는 "최근 성폭력 형사 및 민사재판에서 피해자가 제출한 진료기관 진단서를 부정하고 이에 대한 감정, 재감정을 신청하는 일이 급증하고 있다. 신체감정이나 정신감정은 피해자 폐쇄병동 입원, 고비용 등으로 피해자에게 크나큰 압박이 된다"라며 "재판부는 민사소송이 장기간 지연되고, 피해자에 대한 무한정의 불신을 기반으로 하는 과도한 진료 감정, 재감정 신청을 재판지휘를 통해 제한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상담소는 "소송비용 부담까지 생각하면 해당 배상액이 과연 성폭력 피해자의 배상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액수인지 의문"이라며 "다수의 성폭력 피해와 광범위한 2차 피해가 있었음에도 이러한 배상액 결과라면, 앞으로 성폭력 피해자들이 민사상 배상청구 소송을 통해 일상회복을 도모하고 피해 보상을 받고자 할 때 쉽사리 소송을 결심하기 어려울 것이 심각하게 우려된다"라고 밝혔다. 

피해자 김지은씨 또한 입장문을 내고 "재판부에서 안희정의 책임과 더불어 도청과 주변인들의 잘못에 대해서도 인정해주신 부분은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갈 길이 먼 지금의 현실에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아직도 반성하지 않는 가해자 안희정과 충남도청 그리고 2차가해자들과 끝까지 싸워 의미있는 한 걸음을 내딛겠다"라고 밝혔다. 
 
#신체감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안희정민사판결 #손해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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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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