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여름, 세종보 상류 마리나 선착장에서 채취한 펄 속에 깔따구가 살아있었다.
김병기
하지만 세종보가 세워진 뒤 첫 사업권을 따낸 선착장 사업은 서서히 강과 함께 죽어갔다. 그 맑던 강물이 선수들 몸에 닿으면 피부병이 걸릴만한 수질로 추락했다. 또 강바닥에 쌓이는 펄 때문에 배를 띄울 수조차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세종시에서 펄을 파내기도 했지만 또다시 쌓여서 무용지물이었단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세종보가 건설된 뒤 금강 좌안 선착장에서 2년 정도 사업을 했습니다. 처음엔 수심이 1.5m 정도여서 배를 띄우는 데 무리가 없었는데, 이곳에서 나올 때는 50cm 정도 됐습니다. 그 펄 속에는 실지렁이들이 바글거렸습니다. 결국 그 뒤에 우안 선착장으로 와서 다시 2년 정도 사업을 했습니다. 그런데 거기도 마찬가지였어요."
결국 김 전 대표는 마리나 선착장을 놔두고 강 중간 지점에 드럼통으로 만든 임시 선착장을 띄워서 수상스키 강습을 했다고 전했다.
<오마이뉴스>는 김종술 시민기자 등과 함께 2013년께부터 매년 금강을 취재하면서 마리나 선착장 현장을 확인한 바 있다. 김 전 대표의 증언처럼 해를 거듭할수록 악취가 풍기는 펄이 차올랐고, 2016년께에는 선착장 바닥이 펄 위에 올려져 있었다. 겨울에도 딱딱하게 얼어붙은 펄을 한 삽 뜨면 환경부 지정 최악 수질 4급수 지표종인 실지렁이와 붉은 깔따구가 바글거렸다.
"나름 수상스키 강습 명소였는데, 수입이 제로였습니다. 배를 띄울 수 없으니, 선수들은 다른 시도로 다 떠났습니다."
펄 이외에도 선수들이 이곳을 떠난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세종보 담수로 인한 수질 악화였다. 그는 "수트를 입었는데도 물에 닿으면 피부에 발진이 생기고 고름이 흘렀다"면서 "강바닥에 쌓인 펄 속에선 붉은 벌레들이 바글바글했고, 강변 쪽으로는 녹조라떼가 말도 못하게 많았다. 예전에는 그냥 옷 벗고 들어가서 수영을 했지만, 그때는 선수들이 물 위에서 쓰러져서 간혹 물을 먹으면 그때마다 구토를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고물보] "세종보 때문에 죽 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