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 한국수달네트워크, 보철거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은 30일 세종보 천막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박은영
"우리는 (4대강 보로 막힌) 낙동강에서도 확인했다. 이번에 금강 보에 물을 채우면 베스나 블루길과 같은 왜래종의 양어장이 될 것이다."
"환경부는 그동안 일반인들이 멸종위기종 잡으면 고발해서 3000만~5000만 원 벌금을 물리겠다,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해왔다. 그런데 지금 멸종위기종이 살 수 없도록 금강 보를 재가동한다는 것은 직무유기를 떠나서, 우리가 검찰에 고발해야 할 사안이다."
우리나라의 권위있는 민물고기 학자로 꼽히는 채병수 박사(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 낙동강지부장)가 환경부의 세종보 담수 계획에 대한 우려의 말을 쏟아냈다. 30일, 세종보 재가동 저지를 위한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다.
민물고기보존협회-수달네트워크, 30일 세종보 농성장 기자회견
이날 기자회견은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 한국수달네트워크, 보철거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이 공동주최했다. 그간 환경단체와 정치권이 세종보 재가동 계획에 대한 반대 입장을 피력해오고 있는데, 학계 등 전문가 집단이 한 목소리를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자회견 사회자인 박창재 세종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세종보 담수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금강에 또다시 죽음을 맞이해야 할 큰 위기가 찾아왔다"면서 "이를 반드시 막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이곳으로 달려온 전문가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도훈 보철거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간사가 경과보고를 했다. 임 간사는 "4대강사업 때 처음으로 지어진 세종보는 2018년부터 16개 보 중 가장 오랫동안 전면 개방을 해서 자연 생태계가 회복된 모습을 확연히 볼 수 있는 곳"이라면서 "이곳을 지키기 위해 전국에서 많은 분들이 찾아오고 있고 27일에는 야4당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해 힘을 실어줬는데, 오늘 처음으로 전문가들이 목소리를 내어주셔서 큰 힘이 된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첫 발언자로 나선 이완옥 박사(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 회장)는 "협회는 30년 전, 물고기들이 무분별한 개발에 의해 멸종되는 것을 막으려고 선대학자들이 출범시킨 단체인데, 물고기를 전공하는 많은 학자들이 참여해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이같이 말했다.
"30년 전에 금강의 어름치가 멸종됐다. 이를 복원하는 데 15년이 걸렸다. 신문에 '금강의 어름치 돌아왔다'는 단 한 줄을 쓰려고 많은 연구자들이 노력을 기울였다. 이곳에 있는 미호종개는 미호강의 대표종이고 충북도에서도 복원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멸종위기 1급이자 천연기념물이다.
또 이곳에선 멸종위기 1급인 흰수마자도 나오고 있다. 이 두 종은 4대강 보로 물길을 막았을 때 집을 잃은 물고기들인데, 자연화가 진행되면서 돌아왔다. 그런데 환경부는 다시 쫓아내려 하고 있다."
"흰수마자와 미호종개, 멸종위기종 내쫓는 환경부는 정신 차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