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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블루길·베스 양어장' 만들려고? 환경부 정신차려!"

[환경새뜸] 민물고기보존협회·수달네트워크·보철거시민행동, 30일 세종보 농성장서 공동 기자회견

등록 2024.05.30 16:47수정 2024.05.3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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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 한국수달네트워크, 보철거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은 30일 세종보 천막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 한국수달네트워크, 보철거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은 30일 세종보 천막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했다.박은영
 
"우리는 (4대강 보로 막힌) 낙동강에서도 확인했다. 이번에 금강 보에 물을 채우면 베스나 블루길과 같은 왜래종의 양어장이 될 것이다."

"환경부는 그동안 일반인들이 멸종위기종 잡으면 고발해서 3000만~5000만 원 벌금을 물리겠다,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해왔다. 그런데 지금 멸종위기종이 살 수 없도록 금강 보를 재가동한다는 것은 직무유기를 떠나서, 우리가 검찰에 고발해야 할 사안이다."

우리나라의 권위있는 민물고기 학자로 꼽히는 채병수 박사(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 낙동강지부장)가 환경부의 세종보 담수 계획에 대한 우려의 말을 쏟아냈다. 30일, 세종보 재가동 저지를 위한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다.

민물고기보존협회-수달네트워크, 30일 세종보 농성장 기자회견

이날 기자회견은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 한국수달네트워크, 보철거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이 공동주최했다. 그간 환경단체와 정치권이 세종보 재가동 계획에 대한 반대 입장을 피력해오고 있는데, 학계 등 전문가 집단이 한 목소리를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자회견 사회자인 박창재 세종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세종보 담수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금강에 또다시 죽음을 맞이해야 할 큰 위기가 찾아왔다"면서 "이를 반드시 막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이곳으로 달려온 전문가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도훈 보철거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간사가 경과보고를 했다. 임 간사는 "4대강사업 때 처음으로 지어진 세종보는 2018년부터 16개 보 중 가장 오랫동안 전면 개방을 해서 자연 생태계가 회복된 모습을 확연히 볼 수 있는 곳"이라면서 "이곳을 지키기 위해 전국에서 많은 분들이 찾아오고 있고 27일에는 야4당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해 힘을 실어줬는데, 오늘 처음으로 전문가들이 목소리를 내어주셔서 큰 힘이 된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첫 발언자로 나선 이완옥 박사(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 회장)는 "협회는 30년 전, 물고기들이 무분별한 개발에 의해 멸종되는 것을 막으려고 선대학자들이 출범시킨 단체인데, 물고기를 전공하는 많은 학자들이 참여해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이같이 말했다.

"30년 전에 금강의 어름치가 멸종됐다. 이를 복원하는 데 15년이 걸렸다. 신문에 '금강의 어름치 돌아왔다'는 단 한 줄을 쓰려고 많은 연구자들이 노력을 기울였다. 이곳에 있는 미호종개는 미호강의 대표종이고 충북도에서도 복원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멸종위기 1급이자 천연기념물이다.


또 이곳에선 멸종위기 1급인 흰수마자도 나오고 있다. 이 두 종은 4대강 보로 물길을 막았을 때 집을 잃은 물고기들인데, 자연화가 진행되면서 돌아왔다. 그런데 환경부는 다시 쫓아내려 하고 있다."


"흰수마자와 미호종개, 멸종위기종 내쫓는 환경부는 정신 차려라"
 
 30일 세종보 농성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채병수 박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30일 세종보 농성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채병수 박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김병기
이어 채병수 박사는 "4대강사업으로 하천을 다 파 뒤집고 난 뒤 흰수마자가 거의 없어졌는데, 보의 수문을 열고난 뒤인 2021년 환경부의 용역 결과를 보면 합강에서부터 백제보까지 흰수마자가 다량으로 발견되는 기록이 있다"면서 "최근에 조사한 결과, 미호종개도 합강유역에서 발견이 됐는데, 세종보에 물을 빼니 사라졌던 물고기들이 빠르게 돌아왔다"라고 설명했다.

채 박사는 이어 "그 보고서에는 소수이지만 블루길과 베스가 출현하는 것으로 나와 있는데, 이 유해종은 물이 흐르면 살지 못하는 종"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낙동강에서 물을 가두고 주변에 만든 생태습지라는 대체서식 공간이 베스나 블루길의 양어장이 돼 버렸다. 금강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블루길과 베스가 살고 있는데 물을 담으면 폭발적으로 늘어나서 외래종의 양어장이 될 것이다. 멸종위기종과 위해종 지정은 환경부가 하는 일인데 정신을 차려야 한다."

채 박사는 기자회견 뒤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흰수마자는 모래 직경이 1mm 되는 가는 모래하상 위의 물이 여율져 흐르는 곳에 사는 까다로운 종인데, 2021년 수자원공사의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백제보에서 합강까지 1000마리 개체수가 발견됐다"면서 "(금강 보를 재가동하면) 물 흐름이 없어지면서 펄이 쌓일 것이기에 그 숫자가 급격하게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달도 떠나는 죽음의 강 될 것"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 한국수달네트워크, 보철거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은 30일 세종보 천막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 한국수달네트워크, 보철거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은 30일 세종보 천막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했다.박은영
 
한상훈 박사(한국수달네트워크 대표)는 "우리의 4대강은 젖줄과 같은 귀중한 강인데, 원래의 모습을 잃고 처참하게 변했으며, 녹조가 생기고 사람이 마실 수 없는 오염된 물로 변해가는 이런 환경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문을 연 뒤 "환경부는 지금 너무도 무식하고 무도한 행위를 하려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한 박사는 "금강 보의 수문을 개방하자, 모래톱과 자갈톱이 드러나고 사라졌던 수많은 어종이 살아와서 생명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러한 모습이 수달의 생존할 수 있는 건강한 생태계"라면서 "세종보 수문을 닫으면 담수호에서 사는 어종으로 단순화되고, 개체수도 줄어들면 수달은 이곳을 떠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지상훈 오산천생명공동체 대표(한국수달넷 대표)의 발언을 마친 뒤, 최상두 수달친구들 대표, 황성아 세종환경운동연합 대표, 정정환 한국 수달넷 운영위원 등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대통령선거 이후, 윤석열 환경부의 물정책은 역주행하고 있습. 국가물관리기본계획에서 자연성 회복을 지우는가 하면 4년넘게 모니터링을 통해 마련한 세종보 완전해체를 비롯한 금강과 영산강의 보처리방안을 단 하루만에 과학적인 근거도 없이 뒤집어버리면서 가뭄과 홍수에 대비하기위해 보를 가동하고 금강을 저수지로 만들겠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국민의힘 최민호 세종시장은 금강을 유원지로 만들겠다며 세종보를 막는 데 앞장서 온 덕에 30억원을 들여 '좀비보'나 다름없는 세종보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들은 또 "4대강사업 이후 재첩이 살던 강 바닥은 온통 오염된 펄로 가득차 생명이 살 수 없었으며 4급수에서나 사는 실지렁이와 깔따구 유충이 가득했고 강가에서는 큰빗이끼벌레가 창궐했다"면서 "세종보 담수는 곧 죽음"이라고 성토했다.
 
#세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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