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박새아기박새가 이소하는 모습
대전충남녹색연합
'삐익~'
'삐이익~'
세종보 천막농성장의 마스코트가 된 아기 박새가 재잘거렸다. 천막농성장을 찾은 분이 쓴 모자 끈에 대롱대롱 매달려서였다. 어미새로부터 경계해야 할 대상에 대한 배움을 아직 받지 못한 탓일 것이다. 그래서였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앙증맞은 어린 박새를 잠시나마 가까이서 보면서 즐거워할 수 있는 호사를 누렸다.
천막농성장 앞 박새둥지에 가녀린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건 얼마되지 않았다. 아기박새가 태어난 것이다. 창공을 힘차게 날아다니는 비행 연습을 하는 아기 박새들이 여럿 눈에 띈다. 알에서 깨어난 뒤 2~3주간 홀로서기를 하기 위한 이소 절차가 진행된단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찬 아기 박새는 경계심이 없다. 두리번거리는 모습이 영락없는 아기이다.
지금까지는 부모새가 농성천막이 쳐진 한두리대교 교각 10m 지점에 뚤린 구멍 둥지를 들락날락하며 부지런히 먹이를 주는 것만 지켜봤는데, 이렇게 세상밖에 나온 아기박새를 보니 내가 키운 듯 기특하고 대견하다.
그렇게 천막에서도 한 달의 시간이 흘렀다. 아기박새가 알을 깨고 도약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니 그냥 흘러간 시간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생명이 태어나고 도약을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낸거구나, 생명의 시간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구나 싶었다.
세종보 인근에 사는 물살이들... 보 재가동은 생태학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