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월경컵
루나컵
월경 컵입니다만
우리나라에 월경컵이 도입된 지 벌써 6년이 흘렀습니다. 필자는 2018년부터 월경컵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했습니다. 월경컵의 사용방법이나 월경 관련 증상에 대한 질문을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혹은 어떤 편견으로 인한 항의를 받기도 합니다. 하루는 아침 일찍 다소 흥분한 고객님의 목소리가 전화기를 통해 들려왔습니다.
"당신들 뭐하는 사람들입니까? 어떻게 이런 물건을 미성년자에게 부모 동의도 없이 판매하는 겁니까?"
"네? 저희 제품은 월경용품으로 성년이 아니어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어떤 부분 때문에 그러시나요?"
"아, 그러니까요. 이거 거기(질)에 넣는 거 아닙니까? 고등학생이 그런 걸(월경컵) 막 넣어도 되냐고요!"
흥분한 고객을 진정시키고, 제품을 반품받는 것으로 신속하게 마무리하긴 했지만 이런 상황을 마주하는 것은 정말 슬픈 일입니다. 그리고 이런 일은 드물지만 매년 겪고 있습니다.
이 경험은 월경컵 사용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월경컵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월경용품으로, 올바른 사용법과 위생 관리만 따르면 누구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럴때마다 월경용품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교육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게 됩니다.
편견과의 싸움
한국 사회에서 월경컵을 판매하는 일은 거대한 편견과 싸우는 전쟁터와도 같습니다. 소개한 사례처럼 미혼의 여성이 월경컵을 사용하면 안 된다는 생각은 질 입구 주름(처녀막)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서 출발합니다. "질 입구 주름"은 질 입구를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을 의미합니다. "처녀막"이라는 용어는 사회적, 문화적 맥락에서 순결과 연관되어 지속적으로 용어 변경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왔습니다. 현재는 '질 주름', '질 입구 주름'으로 이름이 변경되었습니다. 질 입구 주름은 다양한 형태와 두께를 가질 수 있으며, 일부 여성에게는 태어날 때부터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는 성경험과 무관한 신체의 자연스러운 다양성입니다. 월경컵은 질 입구 주름을 손상시키지 않으며 청소년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월경컵 사용을 꺼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아플 것 같아서, 건강에 해로울 것 같아서, 사용법이 어려워서, 위생 관리가 어려울 것 같아서, 내 몸에 맞지 않을 것 같아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주변에 사용하는 사람이 없어서 등 다양한 이유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월경컵은 이러한 걱정과는 달리 의료용 실리콘으로 만들어져 익숙해지면 편리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월경용품입니다. 막연한 두려움과는 달리, 월경컵을 도전해 본 많은 사용자는 3개월 이내에 적응합니다. 또한, 그동안의 걱정이 기우였음을 깨닫게 됩니다.
월경컵 사용시 가장 우려되는 부작용인 독성 쇼크 증후군(TSS)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월경컵과 탐폰을 모두 합쳐도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NS에서는 종종 독성 쇼크로 월경컵 사용을 중단했다는 사용 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는 독성 쇼크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SNS에서 종종 언급되는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고 1937년 리오나 차머스가 미국에서 월경컵을 최초로 발명한 이후 전 세계에서 단 2건의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이 사례들도 권장 사용 시간을 한참 넘겨 사용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