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와 연대를 위한 접경지역 주민, 종교, 시민사회 연석회의 소속 회원들과 주민들이 2월 2일 오전 경기도 파주 임진각 통일대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높아진 군사적 긴장으로 인해 접경지역 주민들이 불안감을 겪고 있다"며 "전쟁을 부르는 접경지역 군사훈련과 대북전단 살포 모두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이정민
- 홍준표 대구 시장은 핵무장론을 다시 들고나왔는데.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북한이 또 무력시위를 하고 긴장이 높아지니까 북한 혐오감이 커지잖아요. 독자적 핵무장 지지 여론도 계속 높아지고 있고요. 그런 상황에서 홍 시장님 같은 경우는 정치인으로서 공감 능력을 과시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핵무장 지지론을 들고나온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핵무장론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제로예요. 그리고 전술핵 재배치, 핵 공유 이런 것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대응이에요.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차관보가 어제(5월 30일) 이 전술핵 재배치 등등을 이야기하는 것은 그저 미국 정책에 대해 무지한 것이라고 얘기했다는 거 아닙니까? 100% 동감해요."
- 미 상원 군사위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의원은 전술핵무기를 한반도에 재배치하고 한국과 나토식 핵무기 공유를 하는 방안을 제안했는데 그건 어떻게 보세요?
"그런 부분은 아주 심각한 문제입니다. 미국도 당연히 국익에 부합하는 정책이 있어요. 그렇지만 미국도 자유 민주국가인 만큼 어떤 정치인들은 특별한 주목을 받기 위해 돌출 발언을 하기도 합니다. 이번에도 미 이익 고려보다 개인 인기를 얻기 위해서 특출난, 그러나 잘못된 발언을 했다고 판단합니다. 이런 돌출 발언을 하는 분들은 예전에도 있었어요. 그러나 그런 발언들이 미 정책을 구성하지는 않아요. 정치인 발언에 너무나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봅니다.
다만 상원 의원 정도 되면 미국의 외교 전략에 대해서 미국의 이익이 뭔지는 알아야 되는데 나토식 핵 공유라고 하는 것도 역사적인 맥락을 모르고 했다는 점에서 답답하게 생각합니다. 한국 안에서도 나토의 일부 국가는 핵 공유를 하는데 왜 미국은 아시아에서 최고 가까운 동맹국인 한국에 대해서는 핵 공유를 하지 않는가 이렇게 질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잘못된 질문입니다.
나토식 핵 공유에 참여하는 나라가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이탈리아, 터키 5개국이죠. 이 나라들은 1960년대 후반에 핵무기 개발을 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1968년 이전에는 핵무기 개발을 제약하는 국제 규범이 없었습니다.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핵무기 금지 규범을 만들기로 합의했습니다. 당시 핵 개발 하던 5개 나라에 대해서는 중단 설득 차원에서 핵 공유 프로그램을 만든 것입니다. 그 이후에는 핵 개발이 불법이라 필요가 없었습니다. 북한도 그래서 국제 제재 받는 것인데, 한국도 만약 핵무기 개발을 시도한다면 그건 불법이에요. '나토에는 핵 공유가 있는데 왜 우리는 못하냐'는 건 NPT(핵확산금지조약) 도입 취지를 모르는 발언일 뿐이에요."
- 북한 도발에 국민의힘에서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해야 한다고 하는데.
"한때는 북한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무서워한다고 이해하던 때가 있었어요.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신화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것이 북한의 기만술에 넘어간 사례라고 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대북 확성기를 작동한 적이 몇 차례 있었는데, 북쪽도 거기에 대해서 대응 확성기를 써요.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들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실질적인 압박 효과는 없고, 북한이 남한과의 협상 과정에서 활용하기 위해 가상의 거래물로 사용하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어요."
- 그러면 어떻게 대응하는 게 좋을까요?
"북 오물 풍선의 경우는 우리가 대북 전단을 보내지 않는 것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가 있고요. 또 탄도미사일 발사 등 문제는 남북 대화 채널 통해서 비핵화 협상을 다시 가동하는 게 방법이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낮은 단계의 다양한 대화를 성사시켜서 높은 단계의 대화로 성사시키는 외교적인 기술이 필요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일본이 북한과 대화를 시도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북한에 '핵무기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만들어서 주변국 협박하는 게 좋은 방법이 아니다. 오히려 비핵화 결단을 내리고 미국-남한-일본과의 협력을 통해서 국가 발전에 매진할 기회를 얻는 게 좋다'란 옵션을 꾸준하게 알려주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 근데 지금 남북한 채널이 다 끊긴 거 아닌가요?
"그렇습니다.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 회고록에도 나왔죠.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한 게 2017년 5월이죠. 그때도 남북 간 채널 다 끊어졌었어요. 그런데 2018년에 무슨 일이 일어났죠? 남북 정상회담 했고 북미 정상회담 했어요. 그런 식으로, 지금 남북 관계가 최악의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고 해서 앞으로도 아예 남북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볼 필요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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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오물풍선 대책? 우리가 대북전단 안 보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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