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남소연
국민의힘은 "'법대로 원 구성'이 아니라 '합의대로 원 구성'이 답"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은 국회의장뿐 아니라 법사, 운영위원장까지 차지하겠다고 선언하며 총선 민의에 따라야 한다고 강변하고 있다"라며 "그것은 총선 민의가 아니라 승자독식에 불과하다"라고 반발했다.
추 원내대표는 "171석 민주당이 300석 국회를 제멋대로 좌지우지하겠다는 것은 총선 민의를 왜곡하는 것이고 헌법 정신, 국회법 정신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라며 "이재명 대표는 원구성 협상을 법대로 하겠다고 했는데, 그 속내는 '힘대로'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서 그는 "이럴 거면 여야 간 협상은 왜 하냐"라며 "최소한의 구색은 맞추고 싶어서 우리에게 민주당의 들러리가 되어 달라고 하는 거냐"라고 쏘아붙였다.
추 원내대표는 여야 협상 쟁점 상임위인 법사위원장직에 대해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의 소속 정당을 달리하는 것은 특정 정당의 일방적 입법 독주 견제를 위해 확립된 관례"라며 "17대 국회 이후 민주당이 전 상임위를 독식하며 폭주한 21대 전반기를 제외하고는 예외 없이 (관례가) 준수돼왔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 민주당은 이미 단독 171석에 야권 전체 190석 내외의 의석을 움직일 수 있어 안건조정위와 본회의 직회부를 통해 법사위를 무력화시킬 수단을 모두 갖고 있는 셈"이라며 "민주당이 마음만 먹으면 법사위는 마음대로 패싱할 수 있는 데도 굳이 법사위원장직을 고사하는 것은 법사위를 유명무실한 기구로 전락시키겠다는 것 아닌가 싶다"라고 주장했다.
추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은 제1당이, 법사위원장은 제2당이 나누어 맡는 것이 순리', 지금 22대 국회 최고참이신 박지원 의원님께서 2016년에 하신 말씀"이라며 "그래서 그 당시 새누리당은 국회의장직을 양보하고 대신 법사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민주당에서 반드시 법사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면 국민의힘이 국회의장직을 맡는 것이 합당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2024년 총선결과와 2016년 총선 결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2016년 때는 더불어민주당 123, 새누리당 122, 국민의당 38, 정의당 6, 무소속 11이고, 2024년은 더불어민주당 161석, 국민의힘 90석, 국민의미래 18, 더불어민주연합 14, 조국혁신당 12, 개혁신당 3, 새로운미래1, 진보당1이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역시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다수 권력을 앞세워 의회 민주주의 기본을 파괴하고 있다"라며 "야당 대표가 앞장서서 민주주의를 위험에 빠트리는 다수 횡포를 지휘하고 명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달 31일 "법대로 7일까지 반드시 상임위 구성을 마치고 즉각적으로 상임위원회, 본회의를 열어 개혁 입법까지 신속 처리하도록 부탁드린다"라며 "대통령께서도 여당도 '법대로' 좋아하지 않느냐, 민주주의 제도는 다수결이 원칙"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나 의원은 "여당이 다수당의 지위를 존중해 국회의장직을 양보했으면, 법사위와 운영위 등 중요 상임위원장은 여당에 맡기는 것이 상식이고 도의"라며 "이재명 대표는 그조차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작고 좁은 정치"라고 꼬집었다.
나 의원은 "1994년 관련 규정이 도입된 이래, 국회 원 구성 법정 시한을 지킨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며 "한나라당이 절대 다수당으로 압승했던 18대 국회에서도 원 구성에 88일이 걸렸다, 그만큼 합의를 이루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의회는 승패를 가르는 경기장이 아니라 생각의 차이를 좁혀나가는 공론장"이라며 "이 대표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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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 원하면 국회의장 달라는 국힘...민주당, '법대로'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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