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앞바다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에 신중하게 접근한 MBC, JTBC, SBS(6/4)
MBC, JTBC, SBS
JTBC는 <성공 확률 20%…"경제성 따져봐야">(6월 3일 이상화 기자)에서 "관건은 경제성"으로 "시추 결과, 석유 및 가스 질이 어떤지, 매장량이 정확히 얼만지 알아야 채굴 경제성 계산이 나오는데 아직은 언급하지 이르다는 평가"가 많다며 대통령이 발표한 우리 바다의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 및 가스와 그에 따른 에너지 자립이 '가능성'에 머물러 있는 상태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또한 "국내에서 발견은 됐어도 그것을 채굴해서 쓰는 데 돈이 너무 많이 들면, 수입하는 것보다 더 비싸면 사실 개발을 안 하는 게 낫다"는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창의융합대학장 발언을 빌려 수익보다 채굴비용이 더 커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SBS도 <1976년에도 "영일만 석유!"‥불확실성 높다>(6월 3일 정성진 기자)에서 "물리 탐사만 끝났고 아직 탐사 시추도 안 한 단계이기 때문에 지금은 불확실성이 무지하게 높은 단계"라는 이근상 한양대 석유시추공학연구실 교수 발언을 빌려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야권에서도 경제성이 확인되지도 전에 대통령이 섣불리 발표했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덧붙였습니다.
KBS 22분 43초간 10꼭지 보도... "2035년 상업생산 가능"
윤 대통령은 "세계 최고의 에너지 개발 기업들도 벌써부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차분하게 시추 결과를 지켜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는데요. KBS는 대통령의 발표 당일 톱뉴스를 포함해 총 10개의 리포트를 내보냈습니다. 톱보도 <"포항 앞바다 막대한 석유·천연가스 매장 가능성">(6월 3일 장덕수 기자)에서 박장범 앵커는 "대한민국이 산유국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구체적인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최대 140억 배럴 예측…내년 상반기 첫 시추 결과">(6월 3일 김지숙 기자)에서는 "시추성공률 20%는 매우 높은 수치라고 전문가들은 밝혔다"고 말했는데요. MBC가 같은 수치를 언급하며 "(시추성공률 20%가) 통상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KBS는 "너무 과다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서 조심스럽기는 합니다만, 140억 배럴을 현재 가치로 따지면 삼성전자 시총의 총 5배 정도가 된다"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발언까지 포함했습니다.
KBS는 내년 상반기 석유 생산이 기정사실화된 듯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매장 실제 확인되면…"2035년 상업생산 가능">(6월 3일 지형철 기자)에서 "전문가들은 10년 후쯤인 2035년을 조심스럽게 예상"한다며 "상업 생산을 위해 남은 단계와 과제는 무엇"인지 짚어보겠다고 한 것입니다. 1단계 물리탐사를 통해 확인된 것은 영일만 앞바다에서 최소 35억~최대 140억 배럴로 추정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가능성'의 영역입니다. 개당 1000억 원 정도 들어가는 시추공을 최소 5개 뚫는 2단계 탐사 시추에 들어가야 영일만 앞바다에 실제 석유와 가스가 묻혀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KBS는 "(2단계 탐사 시추를 통해) 석유와 가스 매장이 실제 확인"되면 "(3단계) 상업성 확인까지는 3년 정도 걸리는데, 상업성이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면서도 "모든 과정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첫 석유 생산은 오는 2035년이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며 장밋빛 전망만 냈습니다.
KBS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벌써 산유국 반열에 올라선 듯한 보도를 이어갔는데요. <"에너지 공급망 안정…일부 수출도 기대">(6월 3일 손서영 기자)에서 "한국이 산유국이 된다면, 수입의 25%를 차지하는 에너지 수입을 대체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석유화학산업도 더 큰 경쟁력"을 갖게 되며 "제조업 강국이면서 독자적 자원망을 갖게 되면서 국제 교역시장에서 막강한 경제적 위상을 차지하게 될 전망"이라고 보도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