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 픽에서 구입한 제주 도로 지도
크라우드 픽
5월 한 달간 제주시에서 교육 받느라 매일 그 길을 넘어 다녔다. 아침 8시. 제주시로 출근하는 차량은 서귀포로 출근하는 차량보다 수가 적다. 제주시에 살면서 서귀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다.
본격적으로 산길로 접어들면서 도로는 2차선이 된다. 옆 차선을 살피지 않아도 되어서 나는 숲길이 더 편안하다. 구부러진 길목마다 굳이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되도록 미리 속도를 조절한다. 그 시간은 하루 중 가장 도로에 차량이 많은 시간이라 저절로 속도 제한 40~50km에 맞춰가게 된다.
나야 516도로를 한 200번 정도 다녔지만, 3년 넘게 출근한 남편은 800번쯤 넘나다녔고, 집이 제주시인 한 약사 아저씨는 이십 년 가까이 출퇴근했으니 만 번 가까이 다녔다. 길 구석구석까지 익숙한 운전자들이다.
그런데, 출근 차량이 대부분인 그 도로에 간혹 30km를 못 넘는 렌터카들이 있다. 한 번은 굽이굽이마다 브레이크를 꼬옥 밟은 채 핸들을 감고 커브를 도는 렌터카를 본 적이 있다. 길에는 곧 차들이 밀리기 시작했다.
열 대, 스무 대. 대개 그런 차량은 뒤를 살피지 못한다. 갓길에 잠시 정차하여 밀린 차들을 보낼 줄도 모른다. 결국 갓길 없는 숲 터널은 차들이 나란히 줄지어 30km로 서행하게 된다. 출근길 운전자들은 차 안에서 한숨만 포옥 쉬고 있을 게다.
문제는 그런 차량은 무리한 추월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답답한 출근 차량은 전면 시야가 확보 안 된 길에서 추월하면 안 된다는 가장 기본적인 안전운전 원칙을 무시한 채 조금의 틈만 보이면 추월한다. 아찔한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