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97개 단체는 8일 오후 밀양 영남루 맞은편 둔치에서 “밀양 송전탑 6.11 행정대집행 10년, 윤석열 핵폭주 원천봉쇄 결의대회”를 열었다. 상동면 고정리 고답마을.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765kV 전류가 흐르는 송전선과 송전탑이 마을을 둘러싸고 있었다. 전기는 여전히 밀양‧청도 할머니들의 눈물을 타고 흘렀다. 이들은 10년이 지나서도 송전탑을 뽑아내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했다.
경남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청도345kV송전탑반대공동대책위를 포함한 197개 단체가 밀양 송전탑 6‧11 행정대집행 10년째를 맞아 8일 '다시 타는 밀양 희망버스'를 벌였다. 전국에서 모인 1000여명의 참가자들은 '윤석열 핵폭주 원천봉쇄'를 결의했다.
"많이 늙었지만, 계속 싸울 것"
밀양 송전탑은 울산 신고리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경남 창녕에 있는 북경남변전소로 수송하기 위해 세워졌고, 한국전력공사가 2001년 송전선로 경유지‧변전소 부지를 선정하자 밀양‧청도 주민들이 반대했다.
할아버지‧할머니들은 송전탑 경과지에 움막을 설치해 놓고 공사 저지 투쟁을 벌였다. 박근혜 정부 때인 지난 2014년 6월 11일 경찰 20개 중대 2000여 명이 동원돼 농성장을 강제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이 이뤄졌다. 당시 밀양경찰서장은 밀양 출신인 현 김수환 경찰청 차장이었다.
전국 곳곳에서 모인 시민들은 먼저 초고압 송전탑 경과지부터 찾아 주민들을 만났다. 이들은 청도 삼평리, 밀양 여수‧고정‧동회‧평밭마을을 찾았다.
한옥순(77, 평밭마을)씨는 "765kV 송전탑은 저 먼 사막 같은 곳에, 사람이 없는 땅에 세워야 하는 거 아니냐"라며 "우리는 이미 많이 늙었다. 그래도 앞으로 계속 싸울 것이지만, 여러분들이 이어서 싸워야 한다. 그래야 우리 손자‧손녀들이 살아갈 만한 세상이 된다"라고 말했다.
김옥희(70, 용회마을)씨는 "깜빡했는데 벌써 10년이 지났다. 그때 우리는 개같이 끌려나오고 사람 취급을 못 받았던 시절이었다. 세월이 많이 흘렀는데도 전국에서 연대자들이 많이 올 줄은 사실 몰랐다. 정말 감사하다"라고, 박은숙(53, 용회마을)씨는 "우리 밀양을 잊지 않고 찾아 주셔서 고맙다"고 말했다.
정진영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사무국장은 "정부의 11차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다시 밀양과 같은 곳이 지역 곳곳에 생겨날 예정이다"라며 "밀양의 눈물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윤석열 핵폭주를 반드시 막아내야 하고, 에너지 민주주의를 꼭 실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10년 전 밀양송전탑 반대 투쟁 당시 함께 했던 문규현 신부(천주교), 주민들의 법률 지원을 맡았던 정상규 변호사 등이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