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뼘미술관을 조성한 오선태(오른쪽) 씨와 이화종(왼쪽) 남상마을 이장이 한뼘미술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해시대
서면의 고요한 남상마을 바닷가. 잘 정돈된 수려한 관광지의 느낌보다는 꾸밈없는 자연의 풍광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이 마을에, 최근 낡은 초소(哨所)를 새롭게 꾸며 만든 멋진 미술관 하나가 등장했다. 지난달 19일 하준의 손을 잡고 방문했다.
버려진 초소가 근사한 미술관이 되기까지
"화가 몬드리안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이렇게 디자인을 해 보았습니다." 한뼘미술관을 만든 오선태 씨의 설명이다.
남상마을 거주 4년째인 그는 "마을에 오랜 기간 방치돼 있던 옛 초소를 살려서 독창적인 공간을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한다. 미술을 전공했던 그의 빛나는 손재주와 마을을 위해 열린 마음으로 적극적인 도움을 건넨 이화종 남상마을 이장의 도움으로 꼬박 한 달이 걸려 마침내 세상에서 가장 작은 바다마을 미술관이 탄생했다.
총알 자국이나 휘어진 외관도 일부러 투박한 빈티지 느낌으로 살려 두었다. 건물이 워낙 작은 크기라 많은 작품을 전시하지는 못하지만 미술관의 이름을 붙인 만큼 그동안 그려둔 그림과 남해 다른 작가의 작품도 사서 걸어 두었다. "아름다운 남상 바닷가에 음악이 빠질 수 없다"며 근처 교회에서 기증받은 피아노도 한 대 두고. 덕분에 꼬마 피아니스트들이 오며 가며 연주하는 피아노 소리도 종종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