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바이든(과 그의 아내가 2024년 6월 11일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미국 연방 지방법원에서 열린 연방 총기 재판에서 평결을 듣기 위해 도착하고 있는 모습.
EPA/JIMLO SCALZO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차남인 헌터 바이든이 불법 총기 소유로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다.
헌터 바이든 재판의 배심원단은 11일(현지시각) 델라웨어주 윌밍턴 연방법원에서 그의 혐의에 유죄 평결을 내렸다.
재판을 담당한 메리엘렌 노레이카 연방 판사는 헌터 바이든에 대한 정확한 형량 선고 날짜는 발표하지 않았으나, 통상 평결 120일 후 이뤄진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대선을 한 달 정도 앞둔 10월 초에 형량 선고가 이뤄질 전망이다.
미국 역사에서 현직 대통령 자녀가 형사 기소되어 유죄 평결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헌터 바이든이 기소된 혐의는 최고 25년의 징역형과 75만 달러의 벌금이 내려질 수 있지만, 초범이 이 정도 무거운 형량을 받는 일은 거의 없다.
바이든 "아들 재판 결과 수용... 사면권 행사 안 해"
2018년 10월 당시 마약 중독자였던 헌터 바이든은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총기 상점에서 총기 구매 시 작성하는 연방 서류에 마약 투약 사실이 없다면서 허위로 작성하고 권총을 구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헌터 바이든에 대한 수사를 주도한 데이비드 웨이스 특별검사는 평결 후 기자들에게 "이 나라의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수 없다"라고 밝혔다.
헌터 바이든은 성명을 내고 "유죄 평결에 실망하기보다는 가족과 친구들의 지지에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그의 변호사는 "가능한 모든 법적 권리를 계속해서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유죄 평결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성 추문 입막음 돈' 관련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데 이어 나왔다.
이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도 헌터 바이든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리스크'가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들에 대한 평결 결과에 대해 "재판 결과를 수용할 것이며, 헌터가 항소를 고려하면 사법 절차를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서 말했듯 나는 대통령이지만 아빠이기도 하다"라며 "질 바이든(영부인)과 나는 우리 아들을 사랑하고, 마약 중독과 싸운 그가 자랑스러우며 헌터와 다른 가족을 위해 사랑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선 격돌할 트럼프-바이든, 둘 다 '사법리스크'
그는 평결에 앞서 지난 6일에도 "유죄 평결이 나오면 받아들일 것이고, 아들에 대한 사면권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미국 CNN 방송은 "어떤 부모라도 자녀가 범죄를 저질러 유죄 평결을 받는 모습을 본다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라며 "역사상 가장 치열한 대선 캠페인을 벌이며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를 경험한 바이든 대통령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번 평결은 오는 27일 CNN 방송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중요한 첫 토론을 벌일 바이든 대통령의 정서적 강인함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도 "대선 캠페인에서 고전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번 판결은 개인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무겁게 느껴질 것"이라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이탈리아로 떠날 예정인 바이든 대통령에게 분명히 반갑지 않은 소식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헌터 바이든은 탈세 혐의로도 형사 기소됐으며, 해당 재판은 오는 9월 로스앤젤레스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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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선 앞두고 차남 '총기 불법 소유' 유죄 평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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