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정문근정전의 정문
문운주
'월대'는 각종 의식을 행하는 기능 외에도 건물의 위엄과 왕의 권위를 한층 더 놓이려는 목적으로 제작된 시설물로, 터보다 높게 쌓은 넓은 기단을 말한다. 2023년 광화문 현판과 함께 복원되었다. 경복궁의 진입로다.
오전 11시에 월대에서 행사가 있다는 안내 방송이 들린다. 수문장 교체식인가 보다. 외국의 궁에서 절도 있게 움직이는 수문장 교체 의식을 보고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 경복궁에서 때 맞춰 이런 행사를 볼 수 있다는 것이 행운이었다. 그런데, 우천 때문에 행사를 취소한다는 방송이 이어진다. 좋다가 말았다.
광화문은 2층 누각 구조다. 경복궁의 정전인 근정전으로 가기 위해 지나야 하는 문 3개 중에서 첫째로 마주하는 문이다. 둘째는 흥례문, 셋째는 근정문이다. 석축부에는 세 개의 홍예문(무지개문)이 있다. 가운데 문은 임금이 다니던 문이고, 왼쪽은 무신이, 오른쪽 문은 문신이 출입하던 문이라고 한다.
3개의 문을 지나는 동안 너른 마당과 회랑(궁전을 둘러싸고 있는 긴 복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지붕을 바치고 있는 아름드리 기둥이 위용을 느끼게 한다. 외국 관광객들은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경복궁 답사를 반대하던 아내도 "규모가 크고 아름답다. 자금성 못지않다"라고 연신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근정전, 사정전, 강년전을 지나 교태전으로 발길을 옮긴다. 근정전은 임금의 즉위식이나 대례, 사신 맞이 행사 등을 행하는 곳이다. 사정전은 왕이 나랏일을 보던 편전의 중심 건물이다. 왕의 집무실인 셈이다. 강년전은 왕이, 교태전은 왕비가 거처하였던 공간이다.
강년전을 지나 후원을 거쳐 경회루다. 경회루는 연회를 하거나 외국의 사신을 접대하는 곳이다. 앞면 7칸, 옆면 5칸 2층 누각 건물로 팔작지붕이다. 1층 부문은 돌기둥, 2층은 나무기둥을 세웠다. 백악산, 인왕산, 남산 등을 볼 수 있다. 좌우, 앞뒤가 정원이다.
십자각에서부터 시작한 경복궁 답사는 광화문, 흥례문, 근정문과 근정전, 사정전, 강년전, 교태전 그리고 경회루에서 끝났다. 전각의 규모가 당시의 25%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 규모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수정전 앞에 있는 사랑경복궁에서 휴식을 취했다. 헤어져야 할 시간이다. 아들은 서울에서 며칠 머물다가 미국으로 가기로 했다. 2박 3일간의 짧은 서울 여행이지만 시티투어를 통해 서울의 도심과 고궁 등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