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5월 27일 조선일보. 옷 로비 사건 관련 11건의 기사가 실렸다.
조선일보 갈무리
1999년 5월 25일 최순영 신동아그룹 회장의 부인 이형자씨가 당시 김태정 검찰총장 부인의 옷값을 대신 지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김 총장을 법무부 장관에 임명한 다음날 벌어진 일명 '옷 로비사건'이었습니다.
이틀 뒤인 5월 27일 <조선일보>는 1면부터 6면까지 모두 11건의 기사를 게재하는 등 마치 융단 폭격식으로 '옷 로비 사건'을 보도했습니다.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김태정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수사를 강력하게 요구했고, 급기야 국회 청문회까지 열렸습니다.
청문회에 출석하고 재판까지 받은 배우자는 이형자 전 신동아그룹 회장 부인, 연정희 전 법무장관 부인, 배정숙 전 통일부 장관 부인과 정일순 라스포사(의상실) 사장 등이었습니다. 이들은 청문회에서 서로 거짓말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국회 위증혐의에 대한 재판까지 받았습니다.
'옷 로비 사건'은 재판 결과와 상관없이 국민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습니다. 국민은 IMF로 힘든데 전직 장관·재벌 부인들이 호화 의상실에서 고가의 옷을 구매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2024년 권익위는 1999년 '옷 로비 사건'에 연루된 전·현직 장관 배우자들에게 어떤 판단을 내릴까요? 지금처럼 직무관련성이 없고, 배우자는 처벌 조항이 없다고 답변할까요?
청탁금지법이 오히려 부정부패 회피하는 수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