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을숙도의 길고양이
청사포 고양이 발자국 페이스북
[기사수정: 24일 오후 5시]
1966년 천연기념물 179호로 지정된 부산 사하구 낙동강하구 끝자락에 있는 을숙도는 생물다양성의 보고로 계절마다 큰고니 등 수많은 철새가 찾는 공간이다. 그런데 문화재 보호구역이기도 한 섬에 도심 한 가운데서나 볼 법한 동물이 공존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길고양이다.
약 70여 마리로 추산되는 고양이가 현재 사람이 만든 건물 주변에서 지낸다. 이들은 도시화의 산물과도 같다. 과거 누군가가 섬에 버리고 간 유기묘와 도심에서 자연스럽게 유입된 고양이들이 섬 안에 터를 잡았다. 불과 20여 년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이곳엔 지난 2016년부터 설치된 급식소가 먹이 공급 역할을 한다. 고양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동물학대방지협회(옛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과 지자체의 협력으로 여러 곳에 먹이를 제공하는 공간이 조성됐다. 이 과정에서 TNR(중성화수술 후 방사) 등이 이루어져 한때 200마리에 달했던 고양이 숫자는 현재 두 자릿수로 줄었다.
문화재청 "급식소 안 돼"... 동물단체 "이의 있습니다"
그러나 고양이들이 철새들을 위협한다는 민원이 접수되면서 급식소는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10월 급식소를 없애고 원상복구 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부산시와 사하구청에 보냈다. 철새 연관성도 논란이지만, 정식으로 허가받지 않고 이런 시설물을 설치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따라 시가 운영하던 급식소가 보이지 않게 됐고, 현재는 동물단체의 것만 남았다. 고양이가 새들을 물어 죽이는 등 철새도래지 피해에 대한 통계가 구체적으로 확인된 적은 없다. 그러나 원칙을 강조한 문화재청은 적극적으로 절차를 밟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