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예술정원사당역 6번 출구로 나서면 나타나는 자그마한 공원. 노후화된 수경공원을 2019년 광장형 휴게공원으로 꾸민 곳이다.
전영선
예전에 왔을 때와는 달리 미술관 마당에는 여러 개의 안내문이 설치되어 있었다. 뭘까 싶어 다가가 보니 적힌 문구가 재미있다. 알고 보니 전재우 작가의 설치 작품이었다.
'미술관 외부는 눈으로만 보지 마시고, 손으로도 좀 만져 주시길 바랍니다', '남서울미술관은 춤도 전시 감상의 표현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문구들이 익살스러웠다. 전시장에서 주로 접하는 위압적인 태도와는 전혀 다른 문구에 뜨거운 햇살을 맞아가며 안내문을 하나하나 읽었다.
캐나다에서 유년기와 대학 시절을 보냈다는 전재우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유독 소통에 몰입하고 있는 듯 보였다. 말하자면 미술관과 관람객이 좀 더 유쾌하게 관계맺기를 바란다고나 할까. 안내문에 쓰인 문구들은 바로 그런 고민의 소산물로 보였다. 미술관을 방문한다면 외부뿐만 아니라 실내 곳곳에 설치된 그의 노력을 꼭 눈여겨보길 바란다.
막내는 전재우 작가의 작품을 가장 좋아했다. 위트 있는 문구와 유머가 있는 발상에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2층 창가에서 발견한 안내문에서는 바닥에 괴어 놓은 팸플릿을 보고는 둘 다 웃음이 빵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