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 숙소 주변나폴레 에어비앤비 숙소 주변 풍경
임명옥
나폴리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2시 30분, 예약해 놓은 에어비앤비 숙소로 가는 길인데 불쾌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중앙역 근처는 지저분하고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블로그들을 봐서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가는데 가리발디 광장에 덩치 크고 나이 먹은 한 남자가 보인다. 취해서 멍한 상태로 앉아 있는 그의 주변은 젖어 있고 지린내가 난다. 옷을 입은 채로 지렸는지 바지가 젖어 있다.
나폴리에 도착하자마자 보게 된 그 남자의 모습이 너무 놀랍고 당황스러웠다. 대낮에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광장에서 주변이 흥건해지도록 소변을 지린 채로 앉아 있는 그는 어떤 인생을 살아온 걸까... 지금도 그의 모습이 떠오를 때면 불편한 광경 저편에 숨어 있는 개인의 경험과 그를 둘러싼 사회 분위기와 시스템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오래된 돌길 위에서 어렵게 가방을 끌며 숙소 앞에 도착해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호스트를 만났다. 호스트는 수염이 덥수룩한 중년의 남자였다. 그는 체크인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우리를 배려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