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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세 활동가, '일본 핵오염수 반대' 1인시위... "아이들 위해"

배종혁 창녕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화요일마다 창녕군청 앞에서... "기력이 있는 한 나서야"

등록 2024.06.26 11:07수정 2024.06.2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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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배종혁 창녕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일본 핵오염수 방류 반대 1인시위

배종혁 창녕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일본 핵오염수 방류 반대 1인시위 ⓒ 창녕환경운동연합

 
일본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가 계속되는 가운데, 구순을 앞둔 원로 환경활동가가 거리에서 '결사반대'를 외치며 1인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배종혁(88) 창녕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이 매주 화요일 아침마다 창녕군청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1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배 의장은 "일본 핵폐기수 해양투기 결사반대"라는 손팻말을 들고 1시간 가량 서 있다.

배 의장이 이곳에서 1인시위를 첫 시작한 때는 2023년 10월부터다. 아침 출근길에 손팻말을 들고 서 있자 공무원을 비롯한 시민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배종혁 의장은 26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처음에는 군청 앞 네거리에서 손팻말을 들고 서 있으니 성낙인 창녕군수가 차를 타고 지나가다 내려 인사말을 나누기도 했고, 요새도 마주치면 손을 흔들거나 하면서 아는 체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공무원과 시민들이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창문을 열어 손을 흔들기도 하고, 점차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라며 "1인시위를 하지 말라거나 핵오염수 방류 반대를 하지 말라고 하는 사람은 지금까지 없었다. 불편하게 여길 이유가 없지 않느냐"라고 했다.

특히 어린이를 비롯한 자라나는 세대를 위한 활동이라고 한 배 의장은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만히 있을 수 없지 않느냐. 저는 곧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자라나는 세대를 위해서는 무엇이든 해야 하기에 기력이 있는 한 거리에 나서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에 대해 배 의장은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 우리 정부가 일본 핵오염수 방류를 그냥 용인해 주고 있는 것 아니냐"라며 "일본은 벌써 여섯 번째 해양투기를 했다고 하는데, 우리 정부는 한 마디도 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정부와 대비가 된다"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 바다에서 생산되는 먹을거리를 한 개도 먹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르는데, 인류 재앙에 대해 어떻게 용인해 주고 눈 감아 줄 수 있느냐"라며 "지금이라도 정부가 정신을 차려서 목소리를 내고 일본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일본정부에 대해 배 의장은 "후쿠시마 핵오염수가 아무 문제가 없다면 일본에서 농업용수나 식수로 사용하면 되지 왜 바다에 버리느냐"라며 "앞으로 인류 대재앙에 대해 어떻게 책임을 지려고 하는 것이냐"라고 했다.


배종혁 의장은 "핵오염수를 처음 방류할 때 정치권이며 시민사회도 관심이 많아 집회를 열기도 했는데, 지금은 많이 무뎌진 것 같고, 위험성을 느끼지 못하는 분위기다"라며 "바다를 살리기 위해 우리 모두가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도쿄전력이 지난 6월 4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6차 해양 방류를 완료했다. 5월 17일부터 시작된 6차 방류에서 이전 다섯차례와 같이 7800톤의 오염수를 바다로 흘러 보낸 것이다.

도쿄전력은 2023년 8월 첫 해양 방류부터 현재 여섯 차례에 걸쳐 총 4만7000톤의 오염수를 방류했다. 도쿄전력은 2024년 4월∼2025년 3월에 일곱 차례에 걸쳐 총 5만 4600톤의 오염수를 방류할 계획이다.

배종혁 의장은 1990년대부터 환경운동연합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우포늪과 주남저수지 보존 활동, 4대강사업 반대와 핵발전소 반대 운동을 꾸준히 해왔다.

그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마창진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2015년 환경조사기록위원장을 지냈다. 배 의장은 자연환경보전 활동 공로를 인정 받아 2017년 "제39주년 자연보호헌장선포 기념행사"에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기도 했다.  
 
a  배종혁 창녕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일본 핵오염수 방류 반대 1인시위

배종혁 창녕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일본 핵오염수 방류 반대 1인시위 ⓒ 창녕환경운동연합

#핵오염수 #후쿠시마 #배종혁 #창녕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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