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왼쪽부터), 강선우, 정봉주, 김민석, 이언주, 한준호,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회 전국당원대회 후보자 공명선거실천 서약식에서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소연
정 후보의 선전에 대해 우선 당원들의 표심이 후보들의 과거를 따지기 보다 현재 윤석열 정부와 가장 치열하게 싸울 수 있는 전투력 있는 후보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22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반(反) 윤석열 기조를 타고 가장 전투력이 왕성한 정봉주 후보의 지지도가 크게 올라가는 것 같다"라며 "김병주·이언주 후보의 강세도 비슷한 이유다. 다른 후보는 점잖은 국회의원이라고 보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무석 역시 23일 오전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 출연해 "정봉주 후보는 민주당에서 상징적인 파이터였다"며 "(당원들이 정 후보를) 야당 최고위원에 걸맞은 전투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평가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결국 윤석열 정부를 상대로 더 잘 싸울 수 있는 인물을 당 지도부로 세워야 한다는 여론이 '명심'을 뛰어넘었다는 것이다. 실제 정 후보가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하면서 내건 슬로건은 '이명박 끝장 낸 정봉주가 윤석열을 탄핵하겠다'이다. 정 후보는 지난 2007년 대선 국면에서 'BBK 저격수'로 불리며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공세에 앞장섰다가 허위사실 유포, 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바 있다.
도덕성 이슈로 번번이 공직선거 출마에 제동이 걸린 정 후보에 대한 당원들의 '동정'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미투와 언어 폭력, 가정사 등으로 이미 세 번이나 공천에서 배제됐다"라며 "지난 총선 공천에서도 배제됐기 때문에 당원들의 동정 심리가 있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는 그동안 '도덕성' 측면에서 자주 논란의 중심에 섰다. 2017년 문재인 정부 들어 복권돼 서울시장 선거에 나섰지만 '성추행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치 생명에 직격탄을 맞았다. 또 지난 총선에선 서울 강북을 출마를 노렸지만 '목발 경품' 등 목함 지뢰 피해 장병 비하 발언이 논란이 돼 공천이 취소됐다.
정봉주 후보도 지난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자신의 초반 선전에 대해 "BBK로 감옥도 가고 그래서 (당원들이) 아픈 손가락이라는 표현, 부채 의식이라는 표현을 많이 한다"고 밝혔다.
정 후보의 선전에 이재명 후보 측도 당황한 눈치다. 이 후보는 지난 20일 저녁 자신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김민석 후보를 초대해 "(김 후보 표가 왜 이렇게 안 나오는지) 좀 이해가 안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후보의 한 측근은 "당원들의 선택에 대해 이재명 후보라고 어떻게 하겠냐"며 "총선 패배 후에도 윤석열 정부가 달라지지 않자 화가 난 유권자들이 '더 센 후보'를 원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경선에서 정통 미디어보다 커진 유튜브의 영향력
민주당 당원들이 더이상 뉴스·신문 같은 정통 미디어 보다는 유튜브 등 뉴미디어를 통해 정치 뉴스를 더 많이 접하고 있다는 점도 정 후보의 '약진' 배경으로 꼽힌다. 정치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시절부터 시작해 최근까지 유튜브 방송으로 지명도를 높여 온 정 후보에 친숙함을 느끼는 당원들이 많다는 것. 정 후보가 운영하는 채널 정봉주TV의 구독자수는 41만 명으로 최고위원 후보들 중 가장 많다.
민주당 지도부를 지낸 또다른 중진 의원은 "이번 누적 투표율은 뉴미디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당원들 사이에서 더 큰 힘을 갖고 있다는 걸 증명하는 결과"라며 "여기서 (명심과 당심의) 괴리가 생긴 듯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일부에서는 강경파로 꼽히는 정 후보가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얻어 지도부에 입성할 경우 중도 확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대선을 겨냥해 종합부동산세 재검토 등 중도 확장 전략을 펴고 있는 이재명 후보 입장에서도 달갑지 않을 수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정 후보 뿐만 아니라 강성 후보들이 대거 지도부에 들어가게 되는 상황에 대해 "당원들의 선택에 대해 뭐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옳은 방향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라며 "사실 최고위원은 대표와 보완적인 인물이 되는 게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성 최고위원들이 지도부에 들어올 경우 "당직은 무게감 있는 사람들로 채워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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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은 다른 데 있는데... '도덕성 논란' 정봉주 약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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