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군 신암면 조곡산단 반대 대책위 주민들이 25일 오전 충남도청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재환
조곡 산업단지 건설을 반대하고 있는 충남 예산군 신암면 주민들이 도청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며 산업단지 승인 절차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산단 내에 산업 폐기물 매립장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주민들의 반발이 계속 되고 있는 것이다.
예산군과 SK에코플랜트는 신암면 조곡리 일대에 147만㎡(약 44만 평) 규모의 산업단지(산단)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조곡산단에는 3만2000㎡ 규모의 폐기물 처리장(매립장)도 들어설 예정이다.
25일 오전 충남도청 앞에 모인 주민들은 피켓을 통해 '누구를 위한 쓰레기 매립장인가 김태흠 도지사는 절대 승인하지 마라', '내 집 앞에 쓰레기 매립장이 웬 말이냐?'라고 호소했다.
실제로 이들 주민들이 살고 있는 신암면 구릉지는 삶의 터전으로도 가치가 높은 곳이다. 신암면 구릉지는 예당평야 위에 솟아 있어서 홍수를 피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참고로 예당평야는 해발 고도가 10미터 정도로 낮다. 하지만 신암 구릉지는 30~40미터로 높다.
기후위기인데, 침수 위험 없는 지역에 산폐장을?
최근 충남 지역은 홍수가 잦아 농경지 침수가 일상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기후 위기 시대, 구릉지의 가치가 점점 재조명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 A씨는 "폐기물 처리장이 들어서면 그 땅은 영원히 회복할 수 없고 못쓰게 된다. 폐기물 처리장으로 쓰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운 땅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지로서의 가치도 높다. 공장이 아닌 농장을 만들고, 농지로 보존해야 할 지역이다"라며 "산폐장이 아닌 농지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산에는 농공단지를 포함해 11개의 산업단지가 있다. 장동진 주민대책위원장은 "예산에는 산업단지가 많다. 더 이상 산업단지를 지어야 할 이유도 없다. 산업단지에 들어서는 폐기물 처리장의 규모도 1만 평이나 된다. 문제는 폐기물이 그곳에 영원히 묻혀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폐기물 처리장이 오랜 세월 동안 사고 없이 유지될 것이란 보장도 없다. 폐기물 처리장이 안전하다는 주장은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동의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폐기물 처리장은 공공이 책임 지고 운영해야 한다. 사기업에게 맡겨서는 안된다. 산업폐기물은 관리가 어려운 것으로 안다"라며 "적어도 도 단위 이상의 지자체에서 관리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조곡 산업단지 건설과 관련해 충남도 관계자는 "현재 관계기관이 협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농지(전용)와 환경 문제 등에 대한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아직 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이 접수가 안 된 상태"라고 부연했다.